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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장애 중대변화는 아니다”/미국이 보는 「북 연료봉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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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장애 중대변화는 아니다”/미국이 보는 「북 연료봉 교체」

입력
1994.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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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해결 자주성과시」의 대내용 분석/「3단계」촉진 대외여론조성 목적도 미국정부는 북한 영변 원자로의 연료교체작업 강행조치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앞둔 북한이 핵문제에서 이니셔티브를 잡으려는 전술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조치가 사찰의 영속성을 깨는 수준의 중대한 상황변화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이같은 입장은 미국정부의 논평에서도 잘 나타나있다. 미국무부는 13일 IAEA의 종합적인 사찰결과를 지켜보자는 짤막한 성명을 발표했다. 국방부는 14일 북한이 한달전 이미 문제의 원자로 가동을 중단시킨 사실을 상기하면서 이문제는 IAEA와 북한간에 풀어야할 기술적인 문제임을 되풀이 했다.

 미국정부는 이번 조치를 두가지 목적을 띤 조치로 분석하고 있다.

 첫째, IAEA의 사찰재개를 허용하는 시점에서 핵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하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기위한 대내적인 선전용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 3월 중단된 방사화학실험실에 대한 IAEA의  사찰을 다시 받게된 마당에 소위 「시험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연료봉교체 작업을 독자적으로 개시함으로써 그들이 핵문제를 주도하고 있음을 밝히려 했다는 것이다. 즉 IAEA의 사찰이 국제적 압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선의적인 조치」임을 강조해 강경파를 다독거리는  대내용이라는 분석이다. 어떤 점에서보면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통상적인 연료봉 교체는 데이비드 키드 IAEA대변인의 설명대로 북한의 권리인 것이다.

 둘째로 이번 조치는 대외적으로는 미국과의 3단계회담을 촉진하기 위한 여론을 조성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북한은 연료봉 교체작업을 일방적으로 강행함으로써 야기되는 일시적 긴장상태가 북미간 3단계회담의 조기개최를 촉구하는 국제적여론을 조성하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북한의 이같은 속셈을 읽고있는 미국은 뉴욕의 대북 접촉창구를 통해 연료봉 교체과정에서 사찰의 영속성을 훼손하는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선에서 그치고 이 문제를 IAEA의 판단에 일임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측은 특히 북한이 외교부 성명에서 밝힌대로 「연료봉의 선택 및 선택된 연료봉의 보관」을 허용하겠다는 약속의 이행여부를 주목하고있다. 이는 핵물질의 전용여부를 판단하는 데 결정적인 자료를 IAEA측이 확보할 수 있는 길을 터준 셈이기 때문이다.

 북핵문제에 관한 미국의 대처방안은 북한의 핵개발계획을 현수준에서 동결시키고 이미 진척된 핵개발은 원상회복시킨다는 2단계 전략으로 짜여있다.

 이렇게보면 이번에 재개되는 IAEA의 사찰은 핵개발의 진행상황을 들여다볼수 있는 초보단계인 셈이다. 따라서 미국은 1차로 방사화학실험실에 대한 IAEA의 사찰결과가 만족스러울 경우 3단계회담을 시작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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