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선 대선 출마론까지 거론/미서 정치인 대거접촉 더파장/“잡담비슷하게 한건데”… 본인은 부인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의 미국행보가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전일보와의 회견이 정계복귀가능성을 시사한것으로 해석되면서 국내적으로 미묘한 파장을 낳고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이사장의 측근으로 그를 수행중인 한화갑의원이 김이사장의 차기대선출마론을 거론, 시선을 더욱 집중시키고 있다.
김이사장은 10일 저녁 워싱턴 주재 한국특파원들과 3시간동안 간담회를 가졌다. 김이사장은 자신의 발언파문과 관련, 『보도과정에 착오가 있었다. 잡담 비슷하게 한 것이 오히려 크게 보도됐다. 정치를 안한다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급적 국내정치문제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김이사장은 특히 당적포기용의를 묻는 질문에 대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사장은 북한핵문제를 비롯한 국제관계로 화제를 돌리면서 국내정치문제를 가능한한 희석하려 했다. 김이사장은 이어 자신의 통일관을 피력하는가 하면 북핵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해서는 북미수교라는 당근의 제시가 보다 구체화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은 한반도가 통일이 되더라도 군사적 진공상태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기간 계속주둔이 필요하며 만일 북한을 궁지로 모는 정책을 편다면 민족공멸의 위험이 초래 될 수도 있음을 아울러 지적했다.
그는 또한 국내의 지역감정문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으나 김영삼정부의 개혁정책에 대한 질문에는 『전에 말한 대로』라며 나름대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김이사장은 결국 자신의 대전일보회견내용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김이사장의 미국일정은 의외로 호흡이 길게 짜여 있다. 김이사장일행은 워싱턴에서만 정확히 1주일을 머무르게 되어 있다. 미국조야의 유력인사들과 연일 활발한 접촉을 벌이고 있는 김이사장의 모습을 「비정치 민간교류」의 시선으로만 바라 보기는 그리 쉽지가 않다.
김이사장과 만났거나 만나기로 돼있는 사람들은 거의가 정치인이거나 행정관료들이 대부분이다. 미 의회 중진인 짐 리치하원의원, 여성중진인 패트 슈로더하원의원, 찰스 롭 상원 동아태소위원장, 로버트 갈루치 핵 전담대사, 윈스턴 로드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게리 애커만 하원 동아태소위원장, 리차드 솔로몬 미 평화연구소장, 제임스 릴리 전주한미대사, 토머스 폴리에타하원의원, 존 샤톡 국무부 인권담당 차관보등이 그들이다.
이밖에 카네기재단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는가 하면 유니온 신학대학이 가톨릭신자에게는 처음 수여하는 유니온메달을 받을 예정이고 12일(현지시간)에는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서 북핵문제의 해결방향과 새로운 한미관계를 주제로 연설을 한후 각국의 보도진과 회견을 갖도록 되어있다.
김이사장의 수행원들은 워싱턴 도착 직후부터 이 연설을 위해 각별한 준비를 하고있다. 김이사장의 연설일정을 알리기 위해 외국특파원 사무실을 직접 방문하거나 프레스 빌딩 주변의 레스토랑에까지 홍보포스터를 내붙이기도 했다. 이날 회견에서 답변이 어떻게 나오는 가는 둘째 치고라도 일단 김이사장의 정계복귀문제에 질문이 쇄도할 것임은 어렵지 않게 짐작 할 수 있다.
김이사장의 「정치관련 발언」과 미국에서의 눈에 뛰는 동정을 굳이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필요는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DJ정계복귀 가능성」에 대한 주변의 시선은 김이사장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 잠복성 이슈가 될 수밖에 없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워싱턴=정진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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