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방지·범죄서 보호” 이중효과/“타시와 불균형·인권제약” 반발도 세계 각국이 청소년범죄로 골치를 앓고있는 가운데 인권을 중시하는 미국에서 오히려 인권을 제약하는 통금제도를 미성년자들에게 시행하는 도시들이 늘고 있다. 범죄가 빈발하는 미국 서부지역 일부 도시에서 시행되고 있는 이 제도는 캘리포니아주 상원에서 최근 통과돼 시행이 임박한 중고생 교복착용제도와 함께 특히 관심을 끌고있다.
지난 3월18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카운티 잉글우드시에서 처음 시행돼 범죄예방성과를 거두고있는 미성년자 심야시간 통금제도는 엘몬테시에 이어 코비나시도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가는등 캘리포니아주내 중소도시로 확산되고있다.
청소년 범죄를 예방하고 청소년들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이 제도는 잉글우드시가 지난 한달동안 시행한 결과 성과가 확인됐는데 시당국에 의하면 체포된 위반자 82명중 24명이 갱단원이었고 한명은 권총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성과가 공개되자 시민들은 『이 제도가 시행된 이후 도시가 전반적으로 안전해졌다』고 입을 모아 환영하고있다.
잉글우드시의원인 호세 페르난데스씨는 『도시범죄에 대처하기 위한 수단으로 미성년자 통금을 실시한 결과 올들어 살인사건이 21건에 그쳤다』며 『이 제도는 노상범죄의 대상이 될 청소년들을 거리에 나가지 못하게 함으로써 범죄로부터 차단하는 한편 우범청소년들은 거리에서 발을 못붙이게 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말했다.
잉글우드 시민자경단체 부회장인 루벤 테일러씨는 『이 제도의 요청은 부모들에게 좀더 많은 책임을 지우는 것』이라며 『판사들이 위반한 학생의 부모들에게 이에 상응하는 벌금을 선고함으로써 부모들이 미성년자녀들에게 더 관심을 갖도록 하고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잉글우드시의 한 관계자는 『이 제도가 더 큰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인근도시들도 이 제도를 함께 시행, 비행청소년들이 통금이 없는 인근 도시로 밤에 원정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인권단체는 이 법을 재검토 해주도록 변호사들에게 의뢰해 놓고 있으며 미성년자들 사이에서 이 법이 최대의 화젯거리가 되고있다.미국인권해방연맹 남가주지회 대변인 에리 토키타씨는 『아직까지 이렇다할 조치를 취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깊은 관심을 갖고있다』고 말했다.
한편 심야시간에 발이 묶인 잉글우드시에 사는 고교생들은 최근 모이기만 하면 머리를 맞대고 밤에 경찰을 피하는 법을 찾느라 골몰하고 있다. 샘 스미스군(17)은 『이 제도는 너무 불공평하다. 이웃 LA시에는 잉글우드시보다 범죄율이 높은데도 이 제도를 시행하지 않고있다』며 『이 제도는 경찰이 우리를 더욱 못살게 하는 구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잉글우드시는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하오 10시부터 상오 6시까지 금·토요일은 하오 6시부터 상오6시까지 18세미만 청소년이 따로 걸어다니거나 차를 운전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이 법을 위반하는 미성년자는 체포되고 부모가 최고 6백75달러로 규정된 벌금을 물어야 풀려난다. 다만 통금을 위반한 미성년자라도 부모를 동반하거나 성인의 심부름을 하는 경우, 극장에 다녀오는 길등 특수한 경우는 처벌대상에서 제외된다. 【로스앤젤레스=박진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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