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핵문제이후/민병용 본사통일문제연구소 연구위원(남과 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핵문제이후/민병용 본사통일문제연구소 연구위원(남과 북)

입력
1994.05.09 00:00
0 0

 유채꽃이 아름다운 서귀포에서 「핵문제이후의 남북관계」를 진단하는 통일세미나(4월28∼30일)가 열렸다. 미국 중국 독일 러시아 일본의 교포학자와 국내교수등 30여명이 경제협력·이산가족문제등을 주제로 구체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방안들을 토의했다. 한 참석자는 『우리는 이미 통일의 시대에 살고있다』고 통일로 가는 길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독일에서 온 인사는 『통일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통일의 그날이 갑자기 오든 또는 장기적으로 오든 이제는 철저한 준비만이 남아있을 뿐이다』고 통일대비론을 강조해서 박수를 받았다. 또 다른 토론자는 『남북한의 게임은 이미 끝났다. 한국은 국제적 위상이나 경제력에서 월등하다. 북한은 지금 체제유지가 어려워서 저렇게 발버둥을 치는 것이다. 한국은 통일의 동반자로서 북한을 감싸주어야 할 때다』고 한국우세론을 언급하기도 했다.

 21세기를 혼돈과 불확실의 시대로 표현하는 학자들이 있다. 차세대는 민족과 국가의 이익만을 추구하느라 보다 많은 지역분쟁이 예상되기도 한다.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기위해 블록간의 담은 더욱 높게 쌓아갈 것 같다. 바야흐로 국력을 길러야 할 때다. 하지만 한민족의 분단비극도 반세기를 맞으면서 남과 북의 장벽은 여전하고 통일행보는 불확실하다. 요즈음도 미국언론들은 오는 가을까지 북한의 핵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경제제재도 불사할 것이라는 강경보도를 쉬지않고 있으니 말이다.

 미국무부의 한국문제담당관인 케네스 퀴노네스박사를 만난 적이 있다. 그는 지금 뉴욕에서 북한대표와 북미3차회담을 준비하는 미국실무대표로서 뉴스에 비친다. 퀴노네스박사는 주한미국대사관에 오래 근무했고 우리말이 유창하다. 부인이 한국인이며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있다. 하버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한때 대학에서 가르친 적도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뉴욕주출신의 연방하원의원 게리 애커만과 함께 미국관리로는 드물게 평양을 방문, 김일성주석과 한반도문제를 이야기하고 돌아왔다. 그가 초대소에 머물 때에 산보를 나갔다가 북한경비원과 부딪쳤다. 『당신 누구요』라는 경직된 물음에 『놀라지 마세요, 구경을 나왔어요』라고 차분하게 한국말로 답변을 했더니 오히려 북한병사가 더 당황하더라고 들려주었다. 

 지난 2월 한반도전쟁위기설이 미국언론에 대서특필됐을 때는 한국의 처가와 통화를 하면서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전쟁은 나지않을 것입니다』라고 안심을 시켜주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는 『한반도의 통일을 미국은 도와주지도 반대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한국의 적극적이고 일관적인 자세를 기대했다. 또한 『지금 남북한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불신(MISTRUST)이다. 북에서 하는 말을 남에서 믿지 않고 남에서 하는 말을 북에서 믿지 않는다. 신뢰회복이 가장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통일은 목적 못지않게 과정이 중요하다. 이제 냉전의식구조에서 통일의식구조로 변할 때이다. 너무 상황론리에만 매달릴 수는 없다.

▷편집자주◁

 통일문제 칼럼 「남과 북」의 필자가 9일자 부터 박용배한국일보 편집상무겸 통일문제연구소장에서 민병용통일문제연구소 연구위원으로 바뀌었습니다.

 70년 한국일보에 견습기자로 입사, 미주한국일보 편집국장등을 역임한 민위원은 88년12월 한국기자로는 처음 북한을 방문, 취재보도한데 이어 90년4월에도 평양에서 김일성생일행사와 최고인민회의 제9기 대의원선거를 취재했습니다. 

 또 91년부터 2년간은 일본 게이오(경응)대에서 한반도통일문제를 연구하는등 다년간 현장과 연구실에서 북한을 접해왔습니다. 새로운 시각으로 남북문제를 조명할 「남과 북」에 계속 관심을 보내 주실것을 부탁드립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