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 달러매입… 선진16개국도 협조 달러당 1백엔이하로 떨어질뻔 했던 달러값이 세계외환시장에서 4일에 이어 5일 큰 폭으로 반등했다. 클린턴 미정부가 일본 독일등 16개국 중앙은행의 협력 아래 끝없이 떨어지는 달러가치를 지탱하기 위해 4일부터 대대적으로 달러사들이기 작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5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의 종가는 1백2.80일본단(지난 3일 1백1단)과 1.6675 독일마르크(3일 1.6370마르크)였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16개국이 4일 하루동안 달러를 사들이는데 30억∼50억달러를 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면 최근 왜 달러값이 떨어지기만 했을까. 그리고 다른 국제분쟁에서는 의견수렴이 어려운 선진 16개국이 이렇게 신속히 달러가치 방어에 한몸같이 움직이는것일까.
미국경제는 92년말 이후 계속 호전되어 왔다. 서방국가중 작년 경제성장률이 제일 높다.
반면 일본은 정치적 불안등으로 불황을 헤매고 있고 독일은 통일 후유증을 앓고 있다. 이같은 여건만 놓고 볼때 달러값은 올라야 하는것이 경제상식이다. 더구나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해 3차례에 걸쳐 단기금리를 0.75%나 올렸다. 투자가들은 높은 이자를 따라 달러를 사거나 미국의 증권이나 채권에 투자하고 달러값은 올라야 이치에 맞는다.
그러나 달러값은 반대로 올해들어 계속 떨어졌다. 단화에 대해서는 약10%가, 또 독일 마르크에 대해서는 약 6%가 떨어졌다.
이같은 경제이론을 무시한 달러가치의 하락은 최근 월가를 지배하는 불확실성에 대한 심리적요인 때문인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최근 외환시장을 지배해온 심리중 하나는 클린턴정부가 고의적으로 달러약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생각이었다. 달러값이 떨어지면 미국상품의 생산비가 적게 들어 수출이 느는 반면 일본이나 독일상품은 수출이 줄어든다. 따라서 클린턴정부는 달러에 대해 단화강세를 유지하려 할것이며 작년 로이드 벤슨재무장관이 이같은 단화강세 의지를 공공연히 비친적이 있다.
그러나 최근 달러화의 계속적인 하락은 월가에 또 다른 해석을 불러일으켰다. 즉 클린턴행정부와 FRB에 대한 불신 때문에 달러가치가 떨어진다는것이다. 특히 보스니아사태의 악화, 화이트워터 및 사생활 스캔들등으로 클린턴대통령의 신뢰가 저하되는것이 달러화 약세의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달러가치를 움직이는 월가의 심리가 클린턴정부에 대한 신뢰문제로 비약되자 미국정부는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또 달러약세가 수입물가를 상승시킴으로써 미국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된것이다.
일본 독일을 비롯한 유럽국가들도 미국달러가 폭락할 때 자국 경제에 파급될 영향을 우려, 미국의 달러화 하락방지에 적극 협조하지 않을 수 없게 된것이다.【뉴욕=김수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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