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도매시장 반입증가 다시활기/「농안법파동」 일단 진정국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도매시장 반입증가 다시활기/「농안법파동」 일단 진정국면

입력
1994.05.05 00:00
0 0

◎가격이상은 당분간 지속전망/산지값 한때 60%까지폭락… 항의소동/도시등 소비지선 값폭등 잇단 실랑이 농안법파동이 일단 진정됐으나 도시소비자 및 농어민 피해등 후유증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4일 행정당국이 지정도매법인들에 긴급매입을 지시하는등 농수산물 비상 유통대책마련에 나섰으나 청과류와 채소류값이 하루새 20∼60%까지 폭락, 농어민들이 울상을 지었다.

 광주 농산물도매시장에서는 농어민들이 관리사무소에 찾아가 경매를 요구하며 항의소동을 벌였고, 일부 농민들은 딸기등을 헐값에라도 팔기 위해 트럭에 싣고 소매상을 찾아다녔다.

 농수산물도매시장의 경매가 중단된 대전시에서도 시 당국이 지정도매법인들에 긴급매입을 지시, 농민들이 싣고 온 청과류를 매입토록 했으나 상자(15㎏)당 2만원 하던 오이가 1만5천원으로 떨어지는등 청과류값이 평균 5∼10% 떨어졌다. 매입에 나선 법인들도 상당량을 소매상들에게 팔지 못해 창고에 쌓아 놓았다.

 도매시장의 기능이 정지되자 생산농민들이 출하를 기피하는 사례도 뒤따랐다. 부여군의 경우 딸기와 토마토 오이 버섯등을 하루평균 2만7천상자씩 출하해 왔으나 4일현재 1만5천여상자가 농협창고등에 쌓여있다. 딸기재배 농민 윤철우씨(57·부여군 세도면 가회리)는 『애써 키운 딸기가 시들어 헐값에 처분하거나 폐기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일방강행과 중매인들의 집단이기주의에 농민들만 피해를 입었다』고 분개했다.

 대구시내 농산물의 80%를 공급해온 북부도매시장은 유통물량이 격감했다. 칠성시장등 재래시장에서는 한단에 1천원하던 파가 1천4백원으로 오르는등 농수산물값이 한 순간에 치솟았다. 마산청과시장에서는 서울로 갈 경북성주산 참외 2·5톤트럭 1대분이 지난3일 추가 반입돼 경락가가 12% 하락하는등 산지 농산물의 역반입에 의한 부작용이 심했다.

 주부 이숙향씨(38·부산서구 서대신동)는 『올해초 파값 파동으로 큰 손해를 봤는데 유통질서 혼란으로 또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며 『정부와 유통업자들이 조금씩 양보, 근본적으로 유통질서를 바로잡으라』고 말했다.【전국 종합】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중매인들이 경매재개를 결정, 이날 하오 7시30분부터 채소류부터 경매가 시작된  농수산물시장은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정부의 발표가 늦게 나는 바람에 물량이 많지는 않았으나 5일 자정이 넘어서면서 반입량이 급증했다.

 농안법개정추진위원회(회장 곽순영)는 이날 하오 5시40분께 가락시장 청과옥 3층 한국농수산물중매인조합연합회 사무실에서 가락시장 중매인조합장들을 소집, 시장정상화를 당부하고 부산 대구 광주등 전국 각 지회에도 전화로 연락을 취하며 준비에 부산했다. 곽회장은 『정부의 농안법 시행유보는 바람직한 조치』라며 『곧 학계전문가 중매인 생산자 및 소비자단체 대표들과 협의해 한국실정에 맞는 유통질서 개선책을 마련하고 올바른 농안법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처음 재개된 상추경매에서 4㎏ 상자당 품목별로 3천∼5천원에 경락돼 평소보다 1천5백원가량이 오른 선에서 거래됐다.

 도매법인들은 정부의 발표가 나오자 마자 산지에 전화를 걸어 물량을 올려보내라고 재촉하는등 시장정상화에 박차를 가했다.

▷재래시장◁

 4일 서울시내 소매시장에서는 갈치·고등어등 수산물 반입량이 20∼50%이상 줄어 소매상인들이 새벽에 노량진 수산시장과 청량리시장등으로 몰려다니며 공급확보에 애를 먹었다. 시장들 곳곳에서는 하룻밤새 급등한 수산물가격을 놓고 상인들과 소비자들의 실랑이가 잇달았다.

 또 일부 시장에서는 공급량이 부족하자 1∼2일이 지난 재고 수산물을 가져오는 바람에 소비자들로 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유진상가 시장에 고등어를 사러 나왔다는 김옥자씨(44·주부)는 『어제까지 6천원하던 고등어가 갑자기 2천원이나 올랐는데 신선도는 훨씬 떨어지는것같다』며 『그동안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장난을 쳐왔던 중매인들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도매중단을 하는 바람에 소비자들만 피해를 입게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유진상가시장의 경우 3일 1마리에 6천원하던 고등어가 9천원, 5천원하던 갈치가 7천원, 전어는 4천원에서 6천원, 자반은 2천원에서 4천원으로 각각 올랐다. 

 이 시장에서 수산물을 파는 이영순씨(42)는 『오늘은 청량리시장과 노량진시장의 재고물량까지 동원, 그럭저럭 물량은 부족하지 않았다』며 『도매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수산물 품귀와 가격폭등이 불을 보듯 뻔했는데 경매가 재개돼 불행중 다행』이라고 말했다.

▷백화점·대형음식점◁

 서울시내 백화점·호텔 및 일반대형 횟집에서는 수산물 공급확보를 위해 허겁지겁 부산·인천·속초등 전국 연안공판장과 직접거래에 나섰다. 신세계 백화점의 경우 수산물 반입물량이 평소 하루 7백만원선에서 3백만원선으로 줄어들었다.

 신세계백화점 구매부 한 관계자는 『오늘 새벽에 나온 수산물량이 턱없이 부족, 물량확보가 어려워 내일부터는 산지와 직거래를 하기위해 전국연안 공판장으로 직원까지 보냈다』고 밝혔다. 【박천호·김성호·염영남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