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군 가자지구서 철수진행【카이로·예리코 로이터 AFP=연합】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4일 상오(현지시간) 카이로에서 가자기구및 요르단강 서안 예리코시등 이스라엘 점령지내 팔레스타인 자치실시를 위한 역사적인 자치이행 협정에 조인했다.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PLO의장은 이날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 근교 카이로국제회의센터에서 치안, 재판권, 자치비용, 원조부문등 5개항목의 자치이행협정서에 최종 서명했다.
이날 조인식에는 워런 크리스토퍼미국무장관과 안드레이 코지레프러시아외무장관 등이 증인 자격으로 참석했는데 서명과정에서 아라파트의장은 부속지도 1장에 대해 서명을 거부, 막후 이견조정을 위해 한때 조인식이 잠시 중단되는 소동을 빚었다.
자치협정은 협정체결후 21일내 이스라엘군의 점령지내 철수와 9천명의 팔레스타인 경찰배치, 자치지역내 재판권의 팔레스타인 이양, 자치비용의 외국원조등을 포함하고 있다.
라빈총리와 아라파트PLO의장은 이날 협정 조인에 앞서 심야 회담을 갖고 자치이행 협정과 관련, 예리코시 자치 범위와 팔레스타인 경찰배치등 마지막 주요 쟁점들에 관한 절충을 벌여 이견을 해소했다.
자치협정에 따라 이스라엘군은 이날부터 가자지구내 군사기지로부터 장비를 철수하는등 군병력 재배치작업이 진행되고있다.
◎이팔 자치협정 서명의미/유혈·반목의 역사 “종지부”/팔 완전자치·독립국건설 “물꼬”/경제불안·정치혼란 극복 과제
이스라엘과 PLO간 이번 협정조인으로 팔레스타인자치는 이제 진정한 실현단계로 접어들었다. 나아가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에 대한 오랜 투쟁속에서 염원해오던 독립국가 건설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
「대이스라엘 건설」을 내세워 영토확장에 주력했던 이스라엘도 이번 협정으로 점령지정책을 수정, 피로 얼룩진 이스라엘―아랍간의 분쟁사에 종지부를 찍는 거보를 내디뎠다.
이날 조인된 자치이행협정은 지난해 9월13일 워싱턴에서 채택한 양측간 평화협정의 결정판이다. 평화협정에 따라 점령지 자치이행은 지난해 12월 13일 이스라엘군의 철수로 시작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양측 반대세력들의 거센 반발과 군철수의 지연, 이스라엘 철군후의 안보및 포로석방문제등으로 난항을 거듭했다. 또한 지난 2월 3여명의 회교도가 숨진 헤브론사원학살사건으로 한때 결렬 위기를 맞기도 했다.
난항끝에 조인된 자치이행협정은 치안, 재판권, 자치비용, 원조등 5개항목으로 구성돼있다.
치안부문에 있어 이스라엘은 PLO와 자치이행협정 체결이후 21일내에 자치지역내 군사기지로부터 철수하고 9천명의 팔레스타인 경찰들이 기지및 자치지역 치안을 맡기로했다. 협정에 따라 선발대 1천명이 5일 처음으로 이지역에 배치됐다.
자치 지역내 재판권은 팔레스타인측에 넘어가며 양측은 상대편 시민을 신문할 때는 상대편 경찰을 입회시키기로 했다.
원조부문에서는 유럽연합(EU)은 기금과 장비등 1천1백30만달러를 지원하며 일 영 독은 각각 경찰숙소보조금 1천만달러, 폭동진압장비, 경찰학교건물을 지원키로했다.
팔레스타인측에겐 일단 자치의 길이 열렸지만 여전히 해결해야할 난제들이 산적해있다.
가장 시급한것은 경제적 안정이다.국제노동기구(ILO)의 『점령지주민의 4분1 이상이, 또 가자지구의 40%이상이 현재 실업상태에 있다』는 보고서는 이지역의 경제적 불안상태를 명확히 보여주고있다.
정치적 혼란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난제다. 팔레스타인측은 이 지역의 정치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빠른 시일내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수립해야한다. 이를 위한 선거는 빨라야 오는 10월에야 실시될 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점령지내 이스라엘 정착민촌의 철거에 따른 정착민들의 거센 반발로 인한 유혈사태가 예상되고 있다. 그리고 이 지역에서 추방된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귀향문제와 이스라엘측에 수감중인 팔레스타인죄수들의 석방문제도 풀어야할 난제이다.
그러나 이번 협정은 피로 얼룩진 중동사에 일대 전환을 가져올것이며 이스라엘과 시리아, 요르단간의 평화협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인다.【박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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