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회장유지 뭐 달라졌나”/“개인과 현대는 별개”… 「감정」해소 단정일러청와대/대재계 정책기조변화 기대/“경쟁력강화 매진·경제활성화 긍정요소 될것”재계▷청와대◁
청와대는 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의 「일선은퇴선언」에 대해『기자회견을 하려는 것도 전혀 몰랐었다』며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청와대 작용설이나 사전교감설을 차단했다. 오히려 일부 관계자는 정씨가 명예회장직을 그대로 유지할 뜻을 밝힌데 대해『그러면 달라진게 없지 않느냐』며『뭣하러 기자회견까지 자청했는지 모르겠다』고 냉담한 반응을 보이기까지 했다. 한 고위관계자도『청와대는 무반응이거나 여전히 냉담』이라며『누가 경영일선에서 손떼고 안떼고, 명예회장을 그만 두고 안두고에 관심없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전체 분위기로 보아서는 정명예회장이나 현대측과 어떤「사전조율」도 없었던 것 같다. 청와대 주변에서는 1심에서 3년형을 선고받고 항소심 계류중인 정명예회장이 자신과 그룹을 위해「다시 한번」 스스로 「손을 드는」모습을 보인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 관계자는『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했으니 재판에서 나이등을 고려한 정상참작이 있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전망」했다.
청와대는『앞으로 정부와 현대와의 관계가 좋아지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지금까지 나쁜 것도 없었으니 달라질 것도 없다』는 반응이다. 박재윤경제수석은『지금까지 현대의 시설투자자금 대출이나 국내외 기채, 해외투자등이 어렵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되는 것도 있었고 안되는 것도 있었다』며『안된 것은 그때 그때의 증시나 금융기관 사정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박수석은 또 김영삼대통령이 취임후 삼성 대우 럭금등의 업체는 방문했는데도 유독 현대그룹업체는 방문하지 않은데 대해서도『올해초 노사문제등을 고려해 제일 먼저 방문을 검토한게 현대였는데 거리등 조건이 안맞았다』며 현대에 대해 청와대가 불쾌한 감정을 가져온게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려 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의 반응을 종합해 보면 정명예회장과 현대그룹은 별개이며 정명예회장에 대한「감정」이 이날 회견으로 풀릴지는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최규식기자】
▷재계◁
재계는 정주영현대그룹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의 퇴진의사를 전격적으로 밝힌데 대해 자신의 정치참여로 야기됐던 일련의 파문을 수습하기 위한「마무리 수순」으로 보고 있다. 재계는 또 정명예회장의 이날 발언으로 현대에 대한 경제적 해금 뿐만 아니라 재계 전체에 대한 정책기조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계는 특히 이번 발언을 계기로 현대에 대한 각종 제재조치가 풀리고 선거법위반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정명예회장이 집행유예등의 판결을 받아 더 자유롭게 운신을 할 수 있게 될 경우 현대그룹의 경제활동이 활성화되고 나아가 재계와 정부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함께 매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재계 전체의 화합에 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오랜 기간 움츠려 지냈던 현대가 앞으로 본격적으로 경제활동에 전념함으로써 국가경제 전체가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정부가 정국타개의 카드로 「경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데다 국가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정명예회장과 현대그룹 문제를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자 정부측에서도 현대그룹에 기회를 주어 정부와 재계의 화합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시킬 필요성을 느껴온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2일 정명예회장의 6남인 정몽준의원의 주도아래 현대그룹이 의욕적으로 유치한 한국―카메룬간 축구평가전에 김영삼대통령이 참석한 것도 그러한 분위기를 반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재계는 이번 일을 계기로『정치는 정치인의 몫이고 경영인은 산업현장에서 기업을 키우는게 바람직하다는 결론이 도출된 셈』이라며 『경제인이 한눈 팔지 않고 경제발전에 전념할 수 있어야 정치인들에게 올바른 정치를 하라고 촉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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