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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 쿼크의 발견/유주석(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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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 쿼크의 발견/유주석(메아리)

입력
1994.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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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쿼크」(QUARK)는 제임스 조이스가 그의 난해한 소설 「피네간의 경야」(FINNEGANS WAKE)에서 어떤 바다새를 상징하는 울음소리로 처음 만들어낸 단어라고 한다. 이후 『확실히는 모르지만 존재하는, 어떤 야릇한 것』을 의미하는 단어아닌 단어로 더러 문학작품에 등장한다. 물리학 용어가 된 것은 20여년전 미국의 머리 겔만 박사가 원자와 그 구조를 설명하기 위해 쿼크 표준모형(STANDARD MODEL)이라는 유명한 가설을 발표하고 나서다. 겔만박사는 이 가설에서 물질을 이루는 최소단위로 원자보다 더 작은, 원자핵 속의 양자와 중성자를 형성하는 어떤 기본 구성자의 존재를 주장하며 그것을 「쿼크」로 명명했다. 쿼크는 일정한 형태로 그 존재가 관찰되지는 않으나 양자를 충돌시켜 부수는 실험등을 통해 그 존재를 입증하는 흔적과 현상이 관측된다. 물리학자들은 지금까지 5가지 쿼크의 존재를 증명했으나 마지막 여섯번째의 톱 쿼크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톱 쿼크는 금(AU)의 원자 하나 무게와 맞먹는, 6종의 쿼크중 가장 무거운 소립자의 하나로 이론상 빛의 속도까지 양자를 가속·충돌·분쇄시켜야만 확인이 가능하며 이런 양자 가속실험에는 엄청난 투자와 기술이 필요하다. 톱 쿼크의 존재를 증명하지 못하고는 현대 물리학의 토대가 되어 있는 소립자 이론이 무너질 수 있고 그것은 선진 각국정부가 수십억달러를 쏟아 부은 지난 20여년간의 모든 실험 결과를 물리학자들이 고쳐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 것이다. 미국과 이탈리아 일본 공동연구팀은 80년대초부터 시카고 근교 바타비아의 미 페르미 국립가속기연구소 지하 6에 거대한 터널식 입자가속기를 건설, 실험을 계속해 오고 있다.

 마침내 지난 26일 톱 쿼크의 발견을 공식발표할 것으로 외신은 전했으나 공동연구팀은 그간의 실험내용과 함께 톱 쿼크의 증거로 보이는 10예를 관찰했다고만 밝혔다. 완전한 증명에는 아직도 더 실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톱 쿼크가 「무겁다」지만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조분의1 크기이며, 1초의1조분의 1을 다시 1조로 나눈 시간동안만 단독으로 존재한다고 한다.

 상상할 수 없는 초극소립자의 흔적을 찾아 우주생성의 비밀과 물질의 근원을 밝히려는 선진물리학의 실험현장은 차라리 신비한 꿈이나 예술의 세계이다.

 우리 사회가 과학을 마치 경제의 한 부분, 기술이용의 도구로만 생각하고 그 최종산물을 수입, 모방하는데 급급한채 과학연구의 기초와 과정은 너무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기술을 수입, 이용하는데만 만족하다가는 과학은 끝내 후진성을 벗지 못하고 우리 사회와 문화의 다른 영역들과 유리된 기형적 경제실용의 도구로서나마 결국 한계를 맞게될지 모른다.<생활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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