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이구아나·코끼리거북등/이주대책도 어려워 당국고민 「살아있는 화석지대」로 불리는 남서태평양상의 갈라파고스제도에 최근 산불이 번져 공룡류인 바다이구아나와 몸무게 2백㎏인 코끼리거북등 희귀동물이 멸종될 위기에 처해 있다. 남미대륙으로부터 1천떨어진 에콰도르령인 이제도의 가장 큰 섬 이산베라에서 2주전쯤 원인 모를 산불이 발생해 2일 현재 계속 번지고 있다. 산불이 나자 본토의 소방대원들과 미국 캐나다등에서 4대의 산불진화용 비행기가 투입돼 진화작업에 나섰으나 2년이상의 가뭄으로 바짝마른 섬의 산불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대책없이 폭우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지역이 유네스코가 「세계의 유산」으로 지정했을 정도로 전 세계적인 희귀생물이 서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찰스 다윈이 자신의 「진화론」을 체계화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곳으로 알려질 만큼 중생대이래의 독특한 진화형태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따라서 이번 화재로 중생대 공룡의 한 유파인 바다이구아나가 멸종위기에 처해 있으며 지구상에 30여마리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코끼리거북의 집단서식지도 사라질 판이다. 또한 펠리컨종류인 빨강부리 쿤간새와 국화과의 스카레시아도 전멸위기다.
다급해진 에콰도르정부는 우선 코끼리거북을 옮길 계획이나 무게가 2백㎏이 넘기 때문에 본토에서 특수기중기를 보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바다이구아나도 어디로 이주시켜야 할지 몰라 고민하고 있다.
에콰도르정부는 이번 화재가 밀렵을 즐기는 관광객들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연간 5만명에 달하는 관광객으로부터의 수입을 무시할 수 없어 출입을 금지할 수도 없는 형편. 따라서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지구상의 마지막 「생명의 보고」도 곧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상파울루=김인규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