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YS공격/“반의회주의” 도덕성 문제제기/“정치자금 의혹 계속땐 국정어려움… 스스로 밝혀야” 상무대정치자금 의혹과 관련한 이기택민주당대표의 2일 특별기자회견은 지난 임시국회에서 총리임명동의안 단독처리 파동으로 실종상태에 처한 상무대국정조사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한 것이다.
지난 임시국회가 여당단독국회로 막을 내리면서 국정조사계획서를 작성하지 못한 상황을 타개하고 상무대정치자금의혹을 재쟁점화하는 유일한 방법이 대표의 기자회견이었다는 것이다.
회견에서 이대표는 민자당의 총리임명동의안 단독처리를 현정권의 반의회주의적 폭거라고 맹비난하면서 김영삼대통령의 도덕성을 문제삼으려 했다. 지난번 임시국회의 수세적 결과를 반전시키고 쟁점을 김대통령중심으로 만들려는 시도이다. 또한 원내전략등과 관련, 지도부를 둘러싼 당내잡음을 재우려는 의도도 있다고 봐야한다.
이대표는 검찰수사기록을 근거로 김대통령이 지난 대선당시 청우종합건설의 조기현회장으로부터 10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김대통령의 직접 해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상황에 따라서는 검찰수사기록에서 정치자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있는 전현직 정치인및 6공의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진술내용도 공개할 방침이다. 앞으로 여의치 않을 경우 야당의 주장을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대표는 특히 『현정권이 상무대비리조사를 끝까지 회피할 경우 중대결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중대결단의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대표직을 걸고서라도 상무대사건의 결말을 보겠다는 의지로 봐야한다는 설명이어서 주목된다.
다음은 일문일답내용 요지.
―중대결단의 내용은.
『중대결단을 요구하는 불행한 사태가 오지 않기를 바란다. 그 내용을 이자리서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곤란하다』
―검찰수사기록에 나타난 전현직 고위공직자들에대한 정치자금수수의혹혐의를 정식 공개할 것인가.
『앞으로 공개하겠다. 우선 검찰수사기록에 의거하여 그 진상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겠다』
―김대통령을 참고인채택대상에서 제외해놓고 김대통령에게 정치자금수수의혹에 대한 해명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이유는.
『사실여부와는 관계없이 이미 수사기록내용이 알려졌다. 의혹이 계속된다면 국정수행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대통령이 스스로 밝힐 책임이 있다』【이계성기자】
◎여권 불쾌한 반응/“KT 당내입지용” 분석속 “도덕성이 YS무기” 주장/“무책임·무례” 겉으론 대응자제
여권은 이기택민주당대표가 기자회견에서 김영삼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고 나서자 정국상황을 감안해 직접적인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극도의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이대표의 「김영삼대통령 10억원 수수설 해명」요구에 대해 의식적인 「무반응」속에 「말려들지 않는게 최선의 대응」이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관계자들은 철저히 공식적인 언급을 피한채 『민자당이 알아서 할것』이라고만 말하고 있다.
한관계자는 『주장한 쪽에서 증명을 해야하지 않느냐』면서 『도대체 상상이나 되는 얘기냐』고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다른 관계자는 『야당이 말하는 검찰수사 기록이 아니라 군특검단 수사기록에 김광현 청우종합건설 부사장이 「조기현회장으로부터 대선당시 김영삼후보에게 10억원을 썼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다」고 진술한게 있다』면서 『그러나 조회장은 그런 사실을 부인 했는데도 일방적인 주장을 하는것은 정치도의적으로 옳지않다』고 말했다.
민자당도 불필요한 맞대응을 자제한다는 입장아래 하순봉대변인의 논평이외에 가급적 발언을 삼가고 있다. 그러나 정치도의상 있을수 없는일이라면서 이대표의 처사를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민자당은 이대표가 이날 김대통령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려고 한 것이나 지난주 「한약업사청탁의혹진상조사위」를 구성해 김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를 겨냥한 원인을 이대표의 어려운 「당내 사정」에서 찾고 있다.
하대변인은 고위당직자회의가 끝난뒤 『「누가 10억원을 주었다더라」는 식의 무책임한 정치공세는 이성을 잃은 대단히 무례한 표현』이라며 『길가는 어린아이도 웃을 당리당략적 선동정치』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직자들과는 달리 민주계 의원들은 『이대표가 제 정신이 아니다』 『이판사판으로 가자는 것이냐』며 크게 흥분하는 분위기이다. 한 의원은 『새정부출범이후의 도덕성을 문제삼아야지 과거사를 자꾸 들먹여서 무엇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또다른 의원은 『이대표가 현정권의 약점이 도덕성에 있다고 보고 엉뚱한 말을 하고 있는데 도덕성이야말로 김대통령의 가장 큰 무기』라고 주장했다.【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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