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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노아/차세대 식량자원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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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노아/차세대 식량자원 부상

입력
1994.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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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스고원 재배… 옛 잉카제국의 「슈퍼곡물」/조리쉽고 영양풍부… 남미국 새수출품으로 남미 안데스산맥의 고원지대에서 자라는 신비의 곡물 「퀴노아(QUINOA)」가 새로운 차세대 식량자원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쌀보다 조금 작은 둥근모양의 퀴노아는 조리하기가 쉬울 뿐 아니라 단백질과 녹말 비타민 미네럴이 풍부해 영양면에서 우유에 버금가는 것으로 평가받는 곡물. 지금은 멸망한 남미 잉카제국의 「슈퍼곡물」로 불리는 퀴노아는 지난 수천년동안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등 안데스지역의 주요 농산물이었으나 금세기 들어 활로를 찾지 못한채 일부 농가의 자급자족용으로만 겨우 명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퀴노아에 대한 영양학적 가치가 새로이 평가되면서 세계적인 식품회사와 현지정부 민간단체들의 품종개량과 보급노력에 힘입어 지난 80년대이후 국제곡물시장에 빠른 속도로 침투하고 있다. 한때 안데스지역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었던 퀴노아는 현재 유럽과 미국 일본시장에서 건강식품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고 에콰도르등 남미지역국가에서는 쌀의 대체식량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퀴노아의 이같은 확산추세로 볼 때 멀지않아 이 곡물이 쌀과 밀 다음가는 주요식량원이 될 것임을 의심하지 않고 있다.

 퀴노아의 상업용 곡물개발사업은 전적으로 스위스의 세계적인 식품회사 네슬레사의 몫이다. 네슬레는 퀴노아를 경쟁력을 갖춘 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지난 7년간 에콰도르에 수백만달러를 투자, 품종개량에 힘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네슬레가 퀴노아에 벌꿀을 섞어 만든 유아용 시리얼 「네스텀」은 에콰도르시장에 내놓기가 무섭게 쌀을 주원료로 만든 동종의 자사제품 보다 훨씬 인기를 얻고 있다.

 네슬레의 품종개량과 재배기술은 퀴노아의 농촌지역보급을 촉진시켰다. 에콰도르와 볼리비아의 웬만한 농가에서는 퀴노아를 재배하고 있고 페루는 5만에이커에 퀴노아를 경작중이다. 에이커당 재배량도 5톤으로 구품종 보다 생산성이 3배나 향상됐다. 『불과 14년전만 해도 에콰도르 전역에서 1톤의 퀴노아를 구하기가 힘들었던 상황과 비교하면 실로 엄청난 변화』라고 네슬레의 현지연구소측은 말한다.

 남미 국가들은 80년대이후 불어닥친 선진국에서의 건강식품바람과 맞물려 퀴노아의 수출이 늘게 되자 이 곡물을 새 수출상품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또 선진국에서 선호한다는 명성 때문에 현지 중산층에도 호평받는 인기품목이 되고 있다.

 그렇다고 퀴노아가 단숨에 세계곡물시장의 주력상품으로 등장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아직 생산량이 적은데다 생산단가도 쌀이나 밀에 비해 비싼 편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LA퀴노아사등 3개사에서 이 곡물을 건강식품용이나 밀가루 또는 아침식사용 플레이크로 가공해 시장에 내놓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미국소비시장의 극히 일부분만을 점유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퀴노아는 다른 어떤 곡물 보다도 「내일」을 보장받은 것처럼 보인다. 유엔개발기금이 퀴노아의 가공공장설립을 위해 볼리비아에 1백만달러를 지원했고 미주개발은행이 현지농민들에게 경작시설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유럽의 농업전문가들은 유전공학을 이용, 퀴노아의 대량재배방법을 연구중이다. 이 지역 농민들의 관심도 높아 캐나다 남부지역의 경우 2천5백에이커에서, 미국 콜로라도지역에서는 1천2백에이커에서 퀴노아가 경작되고 있다.【정리=김상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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