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지진관측망을 통해 지하에서 비밀리에 행해지고 있는 핵실험을 감시하는 체제를 만들자는 움직임이 국제정보기관인 「제네바군축회의」를 중심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관측되는 지진파를 분석해 보면 지하핵실험을 하는 나라뿐 아니라 구체적인 장소와 규모에 이르기까지 핵실험의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제네바군축회의는 76년 과학전문가들로 이루어진 팀을 구성, 연구를 계속해왔다. 세계 각국에서 선발된 30여명의 지구물리학자와 지진전문가들은 이같은 탐지시스템개발을 위한 기술적 검토를 거듭, 80년 부터 91년까지 2차례에 걸쳐 데이터송신실험을 한바 있다.
지하핵실험의 지진파는 폭발에 의해 눌리는 힘이 있기 때문에 자연지진파인 S파(횡파)에는 나타나지 않는 단순파형을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제네바군축회의는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종합, 내년 1월부터 1년간에 걸쳐 미국 워싱턴에 있는 국제데이터센터(IDC)를 중심으로 세계 30개국에 있는 50여개의 지진관측점을 전용회선으로 연결하는 최종작업에 들어간다.
제네바군축회의는 이 작업이 완성되면 핵실험전용감시기구를 설치, 비밀리에 핵실험을 감행하는 나라와 그 규모를 추적, 적발해내는 본격적인 감시업무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 체제가 완성되면 지하핵실험이 행해진 명백한 증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핵보유국들의 비밀지하 핵실험은 상당히 줄어들것으로 예상된다. 일본도 기상청지진관측소를 중심으로 이 시험에 참가할 예정인데 나가노(장야)에 있는 군렬지진관측시스템을 이용해 92년 5월과 지난해 10월등 2차례에 걸쳐 실시된 중국의 지하핵실험을 탐지해낸바 있다.【도쿄=이창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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