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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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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마카오에 공작거점을 마련한 것은 지난 73년이었다. 대외적으로는 북한관광객모집과 대외무역업무가 명분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홍콩, 일본, 싱가포르등 동남아를 무대로 한 첩보공작활동이 주 임무였다. ◆카지노와 오토바이경주, 그리고 환락으로 밤과 낮의 구별이 없는 인구 40만의 도시. 그래서 1년이면 무려 4백만명의 외국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아든다. 북한이 이러한 관광의 도시에 공작거점을 마련한 것도 중국과 접경을 이루고 있다는 지리적 여건 외에 이처럼 내왕객이 많은데서 첩보활동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계산에서였다. ◆도심에서 서북쪽으로 약 2정도 떨어진 곳에 이들의 활동본부가 있다. 조광무역공사란 간판이 걸려 있고 전체 5층건물중 1층엔 해부화원이란 식당도 경영하고 있다. 한때는 80여명에 이르렀던 공작요원들이 하루 세끼를 이곳에서 먹고 잠도 함께 잤다. ◆75년부터 본격적으로 공작임무가 시작되면서 일으킨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78년 2월의 최은희납치, 87년 11월의 대한항공 858기 폭파사건이었다. 특히 대한항공사건의 김현희는 85년 7월부터 87년 1월까지 바로 이곳에서 중국어교육과 자본주의 사회적응훈련을 받기도 했다. 그밖에도 80년 2월의 동남아주재 우리 공관원 포섭작전, 82년 2월에는 전대통령의 캐나다방문 때 암살을 시도했다가 미수에 그친 사건도 있다. ◆도심에 고려인삼약행, 대보양행등 위장업체까지 두고 「못된 짓」만을 음모, 획책했던 이 공작본부가 최근 문을 닫았다. 마지막까지 있던 10여명의 요원들도 이곳을 떠났다. 그렇게 된 이유는 이곳이 이제는 공작거점으로서 효용가치가 없어졌고 특히 북한핵문제 이후 북한여행자가 격감한데다 무엇보다도 경제사정악화로 사무소 유지가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의 「오늘」을 요약해서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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