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타 쓰토무(우전자)총리가 이끄는 일본 연립정권 제2기 내각이 출범했다. 호소카와(세천)전총리가 사임후 3주가까이 진통하던 일본정국도 안정을 찾을것으로 기대되나 하타내각의 앞길이 그렇게 밝은것만은 아니다. 새정권의 앞길엔 세제개혁, 북한의 핵, 대미무역관계, 경기회복, 선거구분할등의 문제와 연립당파간의 정책차이 해결등 넘어야할 고개가 많아 벌써부터 잠정정권이니 선거관리내각이니하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새내각은 호소카와내각의 개혁작업이 도중하차한것을 거울 삼아 이념과 정책을 중심으로한 일본정계의 개편 위에 성립되리란 기대를 모았었다. 기대와는 달리 이번도 호소카와 내각처럼 연립유지란 거대한 흐름앞에 내각의 기본틀을 전정권과 같이함에 따라 정계개편의 기대가 무산되는 아쉬움을 남겼다. 연립에 참여한 정파간의 정책조정도 대립끝에 애매모호한 선에서 조정됨에 따라 새내각은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심을 모았던 북한의 핵문제도 그렇고 세제문제도 어정쩡한 선에서 합의했다.
이같은 연립정파간의 갈등은 앞으로 일본정계의 개편과 연결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도 했지만 한쪽으론 불안감도 갖게 만들었다. 새내각 탄생과정에서 나타났듯이 일본내각의 주도권은 신생당등 국제정치에 있어서 일본의 적극적인 역할론을 앞세운 세력이 잡은것으로 보인다. 하타정권은 이러한 움직임이 자칫 일본이 군사대국으로 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것이다.
하타정권은 무엇보다 전후 50년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집권한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호소카와내각의 개혁정책을 계승할것으로 보이는 새정권에서도 한일관계에 커다란 변화는 없겠지만 호소카와내각이 이루어 놓은 관계를 바탕으로 이젠 전후처리를 보다 확실히 해달라고 당부하고 싶다. 정신대 문제등 한일간에 남아있는 문제의 뒷마무리를 깔끔히 하는것이 두나라 관계를 보다 굳건히 하는 길이다.
하타총리는 「일본의 과거문제가 화제가 되는것은 정식으로 사죄의 뜻을 나타내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해 적극적으로 전후처리에 나설 뜻을 밝혀 기대감을 갖게한다. 그동안 주변여러나라가 일본을 색안경을 끼고 보지않을 수 없었던것도 일본의 불확실한 태도에 기인했음을 깨닫고 이같은 상황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북한의 핵문제등도 국제적 협조란 거시적인 차원에서 동북아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연립정권의 국제적 평가가 이같은 협조자세에 달려있음을 잊어서는 안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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