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살아 보세」라는 노래를 귀가 따갑게 들으면서 서기 2000년경에는 우리도 선진국 대열에 진입해 풍요로운 생활을 할수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졌던 것이 벌써 20년전의 일이다. 6년이면 2000년이 되고 그때면 선진국 진입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다. 국민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7천달러를 넘어섰다니 선진국 수준에는 아직 미달하지만 지금의 경제성장 속도를 유지하면 앞으로 20년후면 선진국이 될수 있다는 산술적 계산이 나온다.
우리의 앞날은 정말 장밋빛일까. 공학자로서 불안한 구석을 떨쳐버릴수가 없다. 현실을 냉철하게 분석해보면 만만치가 않음을 쉽게 알수 있다.
그동안 경제성장의 원동력은 기술과 인력이었다. 기반 기술이 취약한 상태에서 이 정도까지 도달한 것은 대단한 일이지만 이제부터 선진국 제품과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있는 우리 기술은 과연 무엇인지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요즘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자동차의 경우 소형의 저가품은 경쟁력이 있다고하나 엔진등 핵심부품의 기술은 여전히 외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더구나 대형차에서는 기술력이 매우 취약하다.
또 가전제품은 후발국에 해외시장을 내주고 있는 상태이며 전자제품중 반도체만 경쟁력이 있다고는 하나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계의 90%이상이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
수출의 2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섬유제품도 품질과 디자인에서 선진국 유명제품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 제품과 비교할때 과연 자신있게 내놓을 만한 것이 무엇일까.
공산품의 실상이 이렇다면 인력이라도 우수한가. 우리 인력은 한마디로 특징이 없다. 시키는대로만 열심히 일할뿐 기발한 발상의 소유자도 아니며 독특한 개성이나 특징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한동안은 잘살아 보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일한적이 있으나 요즘은 그렇지도 않다. 현실이 이러한데 누가 장밋빛 미래를 말하는가.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부족한 기반기술을 향상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국제 경쟁력이 있는 기술이란 반드시 첨단분야일 필요가 없다. 전반적 기반기술이 향상되어 선진국 수준이 되었을때 우리 제품이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기반기술의 향상은 결국 어떤 인력이 배양되는가에 달려있다.
이제는 더이상 특징이 없고 무개성의 순종형인 기술자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보다 더 창의적이고 특징이 있으며 국제적 감각을 가진 인력을 배양해야만 경쟁력있는 기술을 개발할 수있으며 이때만이 우리가 선진국에 진입할 수있다. 다소 늦기는 했지만 지금이라도 인력양성에 대해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영원히 개발도상국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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