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8국 8백여명 참석 24일 하오 2시 서울 명동성당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노동절 기념미사가 김수환추기경의 집전으로 열렸다.
필리핀 파키스탄 네팔 스리랑카등 동남아 8개국 남녀 노동자 8백여명이 참석한 미사에서 김추기경은 영어로 한 강론을 통해 『관습과 언어가 다른 이국의 열악한 근로조건에서 여러분들이 고생하는것을 잘 알고 있다』고 위로했다.
김추기경은 이어 『과거 같은 경험을 겪었던 우리 정부도 외국인 노동자의 권익을 제도적으로 보장해 주어야 할것』이라며 『국가를 떠나 하나님의 한 형제자매로 모인 오늘 이 자리에서 인간적이고 평화로운 세계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말했다.
파이프오르간이 연주되는 보통 미사와 달리 이날 미사는 필리핀인들의 미사방식대로 기타 반주에 맞춰 찬송가를 불렀다. 방글라데시 출신의 디푸씨(29)는 『한국에서의 노동이 힘들지만 가족과 조국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외국 노동자들을 무조건 배척하지 말고 우리의 처지를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외국 노동자들은 『유서깊은 명동성당에서 힘든 서울살이를 하루나마 잊고 미사를 올릴 수 있게 해 준데 감사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미사는 지난 1월 방한한 아키노전필리핀대통령이 김추기경에게 『필리핀 노동자들을 위해 미사를 올려달라』고 부탁한 것이 계기가 돼 마련됐다.【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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