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덕총리내정자가 이끌 총리실의 위상과 역할은 어떻게 바뀔까. 이에 대한 총리실관계자들의 말은 대체로 일치한다. 『이회창전총리의 실험은 끝나고 종전대로 돌아갈 것』이란 전망이다. 일부는『청와대가 정책결정을 주도하고 부처를 직접 장악하는 가운데 총리실은 의전총리의 행사일정이나 챙기는 역할이 고작일 것』이라고까지 말한다. 여기엔 『돌이켜보면 총리는 해당업무를 책임지는 장관보다 못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그런 자리에 불과했다』는 냉소적인 평가가 깔려있다.
총리실의 이같은 평가는 이전총리가 특유의 소신과 업무추진력으로 내각에 바람을 불러일으켰으나 청와대와의 마찰로 취임4개월만에 중도하차 한것에 대한 충격을 벗어나지 못한 탓도 있다. 그러나 여기엔 1년에 한번꼴로 새 총리를 맞으면서도 별로 기억나는 총리가 없었다는 경험도 보태진다.
총리와 총리실의 위상 역할이 이전총리시절보다 크게 약해질 것이란 전망은 이총리내정자가 밝힌 소감등에서도 읽힌다. 그는 총리내정이후 첫목소리로 정부내의 화목과 화합을 내세웠다. 이는 총리로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대통령을 보필하는「협의의 총리」역에 치중하겠다는 뜻이다.
이총리내정자는 이전총리의 중도하차이유가 내각중심의 국정운영을 주장하면서 빚어진 청와대와 불편한 관계임을 감안한듯하다. 통일부총리시절에도 이총리내정자가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따라서 이총리내정자휘하의 총리실이 이전총리때처럼 부처간 이견조정을 주도하고 부처의 정책도 사전에 보고받고 조정할 것으로 기대하긴 힘들것으로 보인다.
이전총리가 시도한 일선부처총리실대통령이라는 정부정책결정절차는 신선한 충격을 불러일으켰음에도 사실상 청와대의 거부로 결실을 보지못하고 좌절됐다는 평가가 엄연하다. 앞으로 정부정책은 일선부처―청와대비서실대통령이라는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예상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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