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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준·임영숙씨 부부 넘치는 사랑 나누기(가족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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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준·임영숙씨 부부 넘치는 사랑 나누기(가족이야기)

입력
1994.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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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눈과 발 되어…/신혼단꿈도 잊은채 헌신적 봉사 제14회 장애인의 날이었던 20일 김기준(28) 임영숙씨(31)부부의 마음은 아팠다. 장애인의 날 만큼은 이들을 위해 하루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직장에 묶여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서로 근무시간이 다른 이들은 이튿날 모처럼만에 함께 비번을 맞아 아침 일찍 도움을 요청하는 지체장애인 이남숙씨 집을 찾아 신월동으로 갔다.

 조달청 기계전기실에서 용역사원으로 근무하는 남편 김씨와 김포세관 공무원인 아내 임씨는 장애인봉사단체인 부름의 전화 봉사대의 일원으로 장애인들의 눈과 다리가 되어 사는 젊은 부부다.

 김씨 자신은 오른손 엄지와 새끼손가락이 없는 5급 장애인이다. 5남매의 장남인 김씨는 89년1월 군 제대후 첫 직장인 플라스틱공장에서 근무하다 사고를 당했다. 졸지에 장애인이 된 김씨는 같은해 7월 실의에서 가까스로 벗어났을 때 라디오를 통해 장애인봉사단체인 부름의 전화를 듣고 찾아갔다.

 『어려서부터 장애인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어요. 제가 사고를 당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장애인들은 삶에 대한 의욕이 대단해요. 저는 그들에게서 많이 배웁니다. 다만 사회가 편견을 갖고 있을 뿐이죠』

 김씨에게 90년은 잊을 수 없는 한 해였다. 그 해 김씨는 부름의 전화 봉사대에 들어온 아내 림씨를 만나게 됐고 장애인의 날에 보사부장관으로부터 공로상도 받았다.

 아내 임씨는 김씨가 장애인이었고 나이도 아래였지만 『장애인들을 헌신적으로 돕는 모습을 보고 남편감으로 손색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임씨도 7년여전부터 장애인돕기에 관심을 갖고 여러단체에서 일했다. 그러나 직장생활이 바빠 시간제라도 장애인을 도울 수 있는 부름의 전화에 참여하게 됐다. 결혼준비도 안하고 그가 장애인봉사활동을 하는데 대해 집안에서 탐탁지 않게 생각했지만 장애인들과 함께 있는 것이 즐거웠고 『결국 훌륭한 남편까지 만나게 되지 않았냐』며 웃는다.

 이들은 아직 신혼의 단꿈에 젖어있어야 할 때지만 틈만 나면 부름의 전화를 찾는 장애인들 곁으로 간다. 부부는 『앞으로 아이를 낳으면 세 식구가 돌아가며 더욱 열심히 장애인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송용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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