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남자들… 하루 10여통 걸려와/“천만원 배상은 너무 심하다” 항의 성희롱 첫 배상판결로 화제를 폭발시킨 서울민사지법 합의18부(재판장 박장우부장판사)에 남자들의 비난성 전화가 잇따라 판사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판결직후부터 하루 10여통의 전화가 걸려와 일을 못할 지경입니다. 격려전화도 있지만 남자전화는 비난성이 대부분이고 다짜고짜 욕부터 하고 나서 불만을 터뜨리는 사람도 있어요』 23일 박부장판사가 털어놓은 고충이다.
가장 큰 불만은 배상액수. 성희롱에 대한 배상판결을 수긍하는 남성들, 심지어 동료판사나 변호사들까지도 『여자 어깨에 손 몇 번 얹었다고 3천만원을 물어내라니 심한것 아니냐』고 항의한다는것이다.
박부장판사는 『첫 판결이라 관심이 집중된데다 사건의 진상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마치 단순한 성희롱행위 몇 번에 그런 판결을 한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같다』며 『재판에서 공개하지 못한 행위가 문제돼 추행혐의로 기소됐다면 무죄가 될 수 없었을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교수가 우씨 임용초부터 희롱적 행위는 물론 추행에 가까운 행위를 했거나 요구했을 뿐 아니라, 거부당하자 업무와 관련해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등 집요하게 괴롭혔고, 결국 재임용에서 탈락시켜 경제적 타격까지 입혔다』고 진상의 일부를 설명하며 『배상액수는 그런 고통을 모두 고려한것이고 정신적 고통까지 친다면 3천만원은 결코 많은 액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마치 여성단체들의 압력이나 여론에 밀린것으로 보는 시선도 괴롭다는 그는 『재판이 진행된 6개월동안 밤잠을 제대로 못자다가 이제 한시름 놓는가 했더니 하도 말들이 많아 외부와 접촉을 끊고 싶을 정도』라며 『다시는 우씨와 같은 피해자가 없기를 바랄뿐』이라고 말했다.【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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