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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덕 새총리의 등장(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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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덕 새총리의 등장(사설)

입력
1994.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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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삼대통령이 국무총리를 전격경질한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 아닐수 없다. 이회창총리가 국정운영에 있어 총리의 관여와 권한을 강조한지 하루만에 사표를 제출한것이나 김대통령이 이를 즉각 수리한것도 그렇고, 후임에 이영덕통일담당부총리를 임명한것 모두가 놀랍기만 한것이다. 정부는 국정추진에 대한 새로운 자세를 보임으로써 전격인사에 어리둥절해 하는 국민과 공무원들의 충격을 하루빨리 완화, 해소시켜야 할 것이다.

 김대통령으로서는 이전총리가 문민정부의 위상과 이미지를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해온것은 알지만 통치권이 흔들리는 인상을 결코 주어서는 안된다는 신념에서, 갖가지 논란을 각오하면서 조기경질을 단행한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서 우리는 김대통령이 새정부 출범전후해서 『인사는 만사다. 총리와 장관들이 소신있게 국정을 수행하게 하기위해 자주 바꾸지 않겠다』고 한 말을 떠올리게 된다. 즉 공정한 인사, 유능한 인물을 적소에 발탁하는것은 그만큼 바른 통치와 정치를 펼 수 있다는 뜻이며 책임있고 일관성 있는 정책추진으로 연례행사처럼 걸핏하면 총리와 장관을 경질하여 국정 혼란을 가속케한 5·6공의 전철을 밟지않겠다는 뜻이다.

 아무튼 김대통령이 총리를 바꾼것은 문민정부의 트레이드마크이자 핵심목표인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통치권을 더욱 강화, 친정체제로 이끌겠다는 의지를 나타낸것이다. 대통령이 국정을 직접 통괄할 경우 일사불란함을 과시하고 특히 중요 국책사항에 대해 신속하게 결정, 추진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취임초기에 사정과 개혁, 비리척결을 강력히 추진할 경우에는 몰라도 계속해서 청와대가 정치·경제·사회·교육·외교·국방등 모든 국정에 관여하는것은 국무위원들이 소신있는 직무수행을 기피하게 하고 특히 복지불동으로 보신과 눈치보기로 일관하고 있는 대다수 공무원들을 더욱 움츠리게 할것이라는 지적과 우려가 있음을 알아야 할것이다.

 김대통령이 후임총리를 내각에서 이영덕부총리를 발탁한것은 기존의 국정운영을 지속하고 국가제1의 과제인 북핵해결과 통일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북핵외에도 해결해야 할 중요과제인 물가안정과 경기회복, 사회안정과 복지정책, 교육개혁 및 우루과이라운드협정비준과 농어촌발전문제등이 산적해 있다. 여기에 민심을 어떻게 모으고 이끄는가도 중요한 숙제다.

 국민들은 김대통령의 국민적 화해와 중지모으기, 민심안정을 위한 포용정책, 그리고 이총리내정자가 얼마만큼 내각을 이끌것인지 기대를 갖고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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