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모세의 기적」으로 국내외에 소문난 전남 진도의 영등제가 25일부터 3일간 다채롭게 펼쳐진다.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바다가 갈라지는 시간은 26일 하오5시30분과 27일 하오6시20분등 두 차례.
진도군 고군면 회동마을에서 의신면 모도마을 까지 2.8의 바닷길이 열리는 1시간동안 걸어서 건널 수 있다.
축제는 25일 밤 진도국교 교정에서 열리는 전야제를 시작으로 「소리문화의 고장」답게 진도가락, 슬기둥 신뱃노래, 가무악신장기춤 등이 바다가 갈라지는 회동앞 바다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둘째날인 26일 하오1시20분 뽕할머니 제사와 용왕제에 이어 유명한 「진도씻김굿」과 진도만가 남도들노래 등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은 음악들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27일에는 진도가락공연, 다시래기, 진도복놀이, 남도잡가, 진도아리랑, 강강술래,농악등이 바닷길에서 흐드러지게 벌어진다.
26일과 27일 가게해수욕장에서는 「진돗개자랑대회」와 난·수석전시회가 열리고 회동 바다에서는 오색깃발로 단장한 배가 폭죽과 연막탄을 쏘는 등 해상퍼레이드가 열려 바다와 땅이 같이 어우러진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바닷길이 생기는 것은 바다밑에 발달한 모래언덕이 밀물 썰물의 차가 가장 심해지는 시점에서 드러나는 현상이다. 달의 인력에 따른 자연현상이지만 진도에는 오랜 옛적부터 이를 소재로 한 「뽕할머니」전설이 전해져 왔다.
영등축제 외에도 진도는 고려시대 삼별초 장수였던 배중손이 최후를 마쳤다는 남도석성을 비롯, 조선조 남종화의 대가 소치 허유가 살았던 운림산방, 신라 문성왕(858년)때 창건됐다는 쌍계사 등 돌아볼 문화재가 많다.
용맹하고 영리하기로 유명한 진돗개, 한약재로 많이 쓰이는 구기자, 지초로 빚은 홍주등 특산물을 접할 수도 있다.
올해 영등제 참가인원은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참가한 외국인 5백여명을 비롯, 20여만명. 숙박시설이 절대부족한 것이 흠이다.
영등제를 구경한 뒤 해남 대흥사나 보길도의 윤선도유적, 강진의 다산초당, 영암 월출산, 목포 유달산등 관광을 병행하면 좋다.
서울에서 진도대교까지 4백52, 진도대교에서 회동까지 28, 부산서 진도대교까지는 3백83, 광주에서 진도대교까지는 1백23이다.【김대성기자】
◎영등제 전설 뽕 할머니/호랑이마을에 홀로 남게되자 기도… 바다열려
영등제 전설의 주인공은 뽕할머니.
5백년전(1480년께) 손동지라는 사람이 제주도 유배도중 풍랑으로 표류하다 호동마을에 정착한다. 후손들이 번창하나 이 마을은 유달리 호랑이 피해가 많았다. 어느날 사람들은 뗏목을 타고 바다건너 모도(띠섬·모도)로 피신을 한다. 황망중에 뽕할머니를 두고 갔다. 뽕할머니는 헤어진 가족을 만나고 싶어 매일 바닷가에 나와 용왕께 기원을 했다. 그해 3월초 꿈속에서 용왕이 나타나 「내일 무지개를 바다위에 내릴터이니 바다를 건너가라」고 했다.
이튿날 뽕할머니는 바다에서 기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바다가 갈라지면서 호동과 모도 사이에 무지개처럼 치등(바닷길)이 나타났다. 바닷길이 열리자 모도 사람들이 징과 꽹과리를 치면서 호동에 도착하니 뽕할머니는 「이제 너희들을 만나 한이 없다」는 말을 남긴채 그자리에서 숨을 거두었다. 주민들은 뽕할머니의 소망이 치등으로 변했고 영이 등천하였다 하여 「영등사리」이라 불렀다. 매년 풍어와 소원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왔다는 것이다.
호랑이 호자를 쓰던 호동은 모도에 살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왔다하여 회동이라 바꾸어 부르게 됐다.
「영등제」에는 자식이 없는 사람,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 등 소원을 빌면 소원성취한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뽕할머니 영정은 지난 86년 진도출신 옥전 강지주씨가 제작한 작품이다.
◎경기 화성군 제부도/진도와 달리 하루2번씩 「모세의 기적」
진도 앞바다는 1년에 한번이지만 경기 화성군 서신면 서해바다의 제부도는 하루 두번씩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신비의 섬이다.
섬으로 들어가는 2의 갯벌이 하루에 두번 민물과 썰물에 따라 물속에 잠겼다 열렸다 한다. 지금은 말끔하게 포장까지 되어 갯벌위로 난 시멘트 길이 하얗게 물속에 잠겼다가 서서히 떠오르곤 한다.
간만의 차에 따라 6시간 간격으로 정확하게 열리고 닫힌다. 섬은 여의도의 절반쯤 크기로 걸어서 섬의 이곳 저곳을 산책하기에 알맞다. 섬의 북쪽에 명소가 몇 곳 모여 있다. 괴물처럼 솟은 매바위는 섬의 제1경이다. 바위주변 갯벌은 굴밭을 이루고 있다. 자그마한 하얀 백사장도 오염없이 깨끗하고 모래사장에서 둔덕으로 올라서면 제법 넓은 초지가 광장처럼 펼쳐진다.
수원역 광장에서 오산쪽으로 0.5㎞, 지하교차로에서 우회전 4.6㎞, 서해안 도로가 시작되는 오목리 서당고개에서 그대로 직진해 306번도로를 계속 따라가 30분이면 도착한다.◇문의:서신면사무소 (0339)57―3001【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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