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에 고교성적내신제가 도입된지도 14년이나 됐다. 80년의 「7·30교육개혁」 조치에 의해서다. 과외금지와 함께 대학본고사가 폐지된 81년 대학입시에서 처음 시행됐다. 그후 내신제가 고교교육현장에 미친 영향은 긍정적 측면이 많았다. 그로 인해 파생된 문제점도 적지 않았다는 평 또한 거세다. ◆내신제의 세부적인 내용들은 계속 보완됐지만, 본질적인 문제점들은 아직 그대로 남아있다. 내신제의 개선론의가 새삼 시끄러워진 이유도 바로 그래서다. 내신제의 가장 긍정적인 측면은 고교교육의 정상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국어·영어·수학만을 공부하던 학생들이 전 학과목을 공부하게 됐다. ◆내신제는 또 교육여건이 낙후한 지역이나 학교출신들에게 다소 유리해, 보상적인 대학진학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형평논리에 부합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신제는 「몹쓸 제도」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과목별 점수의 총점화에 의한 서렬(15등급) 평가방식부터가 교육적이지 못하다는게 최대 결함이다. ◆이 평가방식은 학생들에게 치열한 경쟁만을 강요케 된다는 것이다. 서로 앞지르려는 무한경쟁으로 학우애를 키우는 교육을 시킬수 없을 만큼 고교교실이 살벌해 졌다는 것이다. 지역·학교간의 엄연한 실력격차를 반영하지 못하는 모순도 있다. 이로 인해 우수학생들이 많이 모인 고교의 학생들이 불리하다 해서 가장 큰 불만요인이 되고있다. ◆김숙희교육부장관은 이를 해소키 위해 내신성적의 「반영방법」을 대학에 일임하는 식으로 내신제를 개선하겠다고 공언했다. 개선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반영방법」만 바꿔서는 안된다. 또 너무 서둘렀다가 더 큰 부작용과 시행착오를 겪을지 모른다. 김장관의 성급함 때문에 개악이 되지 않을까 불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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