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여 중기 도산위기 “연쇄 파문” 독일의 최대 부동산 및 건설재벌이 빚에 몰리자 최근 회사를 버리고 잠적, 독일사회에 큰 충격과 연쇄적인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유르겐 슈나이더(59)라는 이 기업가는 갑작스런 병으로 더이상 일을 할 수 없다는 간단한 편지 한 장만 남기고 국외로 도망쳤다. 그의 잠적사실이 지난주초에 알려지자 주가가 즉각 폭락했다. 수백여 관련 중소기업이 도산위기에 빠졌으며 1만명이상의 회사 직원과 건설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
재정상태가 비교적 건실한 것으로 알려졌던 슈나이더회사는 그의 도피후 무려 90억마르크(52억달러)의 빚더미에 올라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2억달러를 대부해준 도이치은행등 40여은행으로 구성된 채권단은 긴급회의를 소집, 대책을 논의했다. 콜총리는 국무회의에서 「슈나이더 사건」에 큰 우려를 표명하고 렉스로트 재무장관을 정부대책위원장에 임명, 이사건의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콜총리는 슈나이더회사를 파산시키지 않고 중소기업과 근로자들을 살릴 길을 찾고있다.
「건설왕」으로 불려온 슈나이더는 회사에 남은 현금과 부인만 데리고 잠적했는데 행방은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스위스나 브라질로 도피했다는 소문만 돌고있다.
건설업자 가정에서 태어나 81년에 창업한 그는 10년만에 독일 최대의 부동산재벌로 급성장했다. 그의 사업비결은 간단했다. 그는 프랑크푸르트 뮌헨 베를린등의 유서깊은 낡은 건물을 매입, 호화롭게 수리한후 이를 사무실이나 쇼핑타운으로 임대했다. 그는 지금까지 단 하나의 건물을 팔았을 뿐 부동산에 집착해왔다.
전후 독일의 최대 파산사건으로 불리는 「슈나이더 사건」은 실업문제에 애를 먹고있는 콜총리에게도 적지않은 정치적 타격을 주고있다.【파리=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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