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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직 매듭” 불구 불씨 남아/군인사 「하나회 정리」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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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직 매듭” 불구 불씨 남아/군인사 「하나회 정리」 안팎

입력
1994.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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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작전 계속” 남은세력 반발 예상/수뇌부 이견… 명확한 기준 밝혀야 국방부는 16일 군인사내용을 발표하면서 『현역 사단장과 중장 이상 사조직 관련자를 모두 조치하여 군내 사조직 문제를 완전 정리했다』며 『앞으로는 「사조직」이란 단어사용 자체를 금기시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김재창대장 예편조치를 정점으로 군단장과 사단장등 주요 지휘관 보직에 하나회 출신 장성을 한명도 남기지 않아 하나회제거는 매듭 지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국방부의 공언에 관계없이 하나회문제는 여전히 군부개혁과 안정의 중요 변수라는것이 군 안팎의 조심스런 관측이다. 일단 하나회 상층부는 정리됐지만 하부세력은 그대로 뿌리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를 통해 육군수뇌부는 대통령의 군통수철학과 여론을 등에 업고 하나회 제거에 대단한 의욕을 보였다고 한다. 실제 상당한 성과를 거둔것으로 보인다. 김대장은 전군에서 김영삼대통령이 임명하지 않은 유일한 대장이었다. 그는 군내에서 높은 신망을 얻었으나 육군수뇌부는 하나회 제거의 상징적 조치로 그의 전역을 주장한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명분삼아 지난해 4월 정기인사 때 동기생중 혼자 군단장으로 나가 구설수에 올랐던 표순배중장(육사 21기)을 비롯, 두명의 사단장 까지 보직해임한것이다. 또 소장진급 심사에도 하나회 출신들이 포함되었으나 모두 탈락됐다.

 이에 그치지 않고 육군수뇌부의 하나회 고사작전은 계속될것으로 알려졌다. 소장급 이하에 대해서도 지휘관이나 인사·작전등의 주요 자리를 주지않는 보직관리등을 통해 철저히 무력화시키면서 단계적으로 정리한다는것이다.

 이럴 경우 『하나회는 처음 1년간 불이익을 주고 그뒤부터는 공정하게 경쟁시키겠다』는 지난해 김동진육군참모총장의 발언이나 이번 국방부의 공언과는 다르게 된다. 남은 하나회세력의 만만치 않은 반발이 예상된다. 이들이 조직적 저항을 할 가능성은 적다 하더라도 불만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 이들이 자신의 신상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만큼 군조직은 흔들릴것이다.

 일부에서는 하나회의 끈질긴 생명력을 들어 보다 빠르고 강력한 방법으로 군에서 밀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조치론 미흡하다는것이다.

 이러한 복잡한 배경속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것은 이병태장관과 김총장의 역학관계다. 김총장은 하나회 출신인 이장관에게 『육군의 하나회니 육군에 처리를 맡겨달라』고 강력한 건의를 했다고 한다. 결국 김총장의 주도로 이번 인사는 이뤄졌으며 이장관은 장성중장을 연합사부사령관에 미는 정도에 그쳤다는것이다. 이때문에 중장 소장진급자 중에는 김총장과 가까운 인물이 많다는 평이 나돈다. 따라서 하나회 처리가 매듭지어졌다는 이 시점에 국방수뇌부의 하나회 문제에 대한 통합적이고 명확한 기준이 밝혀져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역설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손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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