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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산업/「영상경쟁력」 제고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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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산업/「영상경쟁력」 제고 “사활”

입력
1994.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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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상품성 함께 갖춰야/제작비와 흥행은 별개,독창적 촬영기법 개발을 지난 2∼3년간 국내영화업계는 큰 변화를 겪었다. 미국영화직배의 영향으로 매년 2,3개영화사가 부도로 쓰러졌고 개점휴업상태인 영화사도 상당수다. 그러나 더 큰 변화는 영화를 상품으로 보는 인식의 전환에서 찾을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영화업을 제조업지원 서비스산업으로 지정, 집중육성하겠다고 발표하고 지난달 중순에는 산업정책심의회 산하에 「영상산업발전민간협의회」를 출범시켰다. 

  이는 정부가 각종 세제와 금융지원책등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 영상산업을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국내 영상산업의 전망은 그리 밝지않다. 지난해 한국영화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13%수준에 불과했고 흥행도 아주 저조했다.

  임권택감독의 「서편제」가 1백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올해초 개봉한 「투캅스」도 관객 70만명(3월말 현재)을 넘어섰지만 개봉영화 56편중 50편이 5만명이하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다(이상 서울개봉기준).수출입 대비도 지난해 한국영화 수출은 14편에 15만달러인데 비해 외국영화수입은 3백70여편에 5천1백만달러로 극심한 무역역조현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영화는 우선 제작비나 시장규모, 수출면에서 할리우드 화제작의 1백분의1정도 수준이어서 정면대응은 불가능한 실정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에서 흥행에 성공한 스티븐 스필버그감독의 「쥬라기공원」은 6천2백만달러(약 5백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9억달러를 벌어들였다.

  제작비면에서 국내 최고의 흥행작이라는 「서편제」 「투캅스」의 제작비(8억원내외)와는 비교가 되지않은 수준이다.

 물론 거액의 제작비가 흥행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할리우드가 흉내낼 수 없는 분야를 개발하는 것이 경쟁력을 기르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국제무대진출경험이 많은 임권택감독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란 말은 결코 수식어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영세성을 면치못하고 있는 영화계에 삼성 현대 대우등 대기업이 비디오판권을 담보로 공동제작에 참여하고 있으나 아직은 사업의 효율성을 저울질하며 관망하는 상태다.

 극영화의 경쟁력이 극히 약한데 반해 만화영화는 상당한 경쟁력을 가진 분야로 꼽힌다. 지난해 만화영화의 연간 수출액이 1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연간 1천만달러 이상을 수출하는 업체도 한호흥업 대원동화 에이콤을 비롯, 5,6개에 이른다.

  그러나 만화영화 역시 전량 미국TV프로덕션이나 일본만화영화사의 하청제작이라는데서 한계를 지닌다. 한호흥업 신인철이사는 『내수시장이 취약하고 수출선이 없어 창작물제작이 불가능하다』고 어려움을 말한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극영화부문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기술수준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만화영화부문에 투자하는 것도 영상산업을 발전시키는 방법이라고 진단한다.【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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