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춤사위로 현실 표현/신작6편·「길」등 화제작 재공연도 전통 춤사위로 오늘의 현실을 표현하는 춤꾼들의 정례잔치 「한국무용제전」이 16일부터 22일까지 서울과 수원에서 열린다. 「한국무용제전」10주년 기념무대이기도 한 이 잔치는 16일부터 18일까지는 서울의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신작을 선보이는 무대가 된다. 또한 21∼22일은 수원의 경기도 문화예술회관에서 그동안 발표된 작품 가운데 인기작을 재공연하는 무대로 열리고 그보다 앞선 20일에는 역시 문화예술회관에서 경기무용인의 밤이 열린다.
이번 무용제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처음 시도되는 재공연무대이다. 그동안 창작 한국춤은 장기공연되는 고정레퍼토리가 드물다는 문제를 안고 있었는데 이 제전을 주최하는 한국무용연구회는 『이런 재공연무대를 상설화하여 장기공연물을 만들어나가는 토대로 삼겠다』고 말한다.
재공연무대에 오르는 작품은 ㄹ무용단의 「길」(배정혜안무)과 임학선무용단의 「흰새의 검은 노래」, 윤덕경무용단의 「빈산」, 채상묵무용단의 「혼의 울림」 4편이다.
「길」은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람과 그들이 걸어가는 만큼의 많은 길과 엇갈림을 여성무용수 6명이 표현하는 것으로 수학적인 리듬감이 느껴지는 정갈한 작품이다. 89년 초연된 후 이번이 세번째 공연이다.
「흰새의 검은 노래」는 91년 걸프전으로 기름을 뒤집어 쓴 검은새를 보고 모티브를 얻어 만든 작품으로 환경오염을 고발한다. 「빈산」은 음악에 따라가는 전통춤의 모습을 되살려보고 「혼의 울림」은 살풀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이번 무용제전에서 신작을 선보이는 무용단은 두리춤터 창무회(16일) 한무회 최은희무용단(17) 설무리 정혜진무용단(18)등 모두 6개 단체. 이들이 선보이는 작품을 보면 그동안 한국춤꾼들이 즐겨 사용하는 역사의 재해석이 올해에도 주류를 이룬다.
창무회의 「얼과 몬」(김용복 안무)은 태극의 의미를, 최은희무용단의 「물맞이」는 가락국기에 나온 수로왕신화를 바탕으로 물가에서 김수로왕을 맞기 위해 목욕을 하면서 굿놀이를 하던 풍속을 재현한다.
설무리무용단의 「신이어도」(송혜순 안무)는 이어도전설의 새로운 풀이에 도전하고 임학선무용단은 「태평무」를 선보인다. 두리춤터는 「가고싶은 나라」(배상복 안무)를 통해 답답한 현실에서 튕겨져나가 도달하고 싶은 세계를 코믹하게 묘사하며 한무회는 「오늘은 내일의 어제이다」(성재형 안무)에서 시간의 흐름 속에 자신을 추스리는 현대인의 모습을 그린다.【서화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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