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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벌목장 실태/연간 100여명 안전사고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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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벌목장 실태/연간 100여명 안전사고로 사망

입력
1994.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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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린 노동자 마을돌며 구걸/겨울 영하60도… 맨발에 운동화/“북탈출기회”… 뇌물주고 자원도 시베리아 북한 벌목장이 외부세계로부터 조명을 받기 시작한 것은 당초 서방환경단체들이 벌목으로 인한 시베리아 침엽수림 파괴를 문제삼으면서부터다. 그러나 차츰 조명의 초점은 벌목장의 심각한 인권유린과 비인도적 상황쪽으로 옮겨갔다. 현재 시베리아에 있는 북한 벌목장은 제1,제2사업소 산하에 체그도민, 베르프네브레인스크지구등 10곳이 넘으며 1만5천여명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벌목장 노동자들은 이동의 자유가 전혀 없다. 이곳은 겨울철에는 영하 60도까지 내려간다.  그런데도 맨발에 헌 운동화만 신은 노동자들이 많다. 특히 북한에서 가져오는 야채와 쌀을 빼고는 먹을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피골이 상접한 노동자들이 많다. 굶주린 노동자들은 벌목캠프를 빠져나와 마을을 돌며 먹을 것을 구걸하기도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인권유린이다. 러시아 외무부관리들은 벌목장 안에서 고문과 구타등 학대행위가 자행되고 있으며 사소한 잘못에 대해서도 혹독한 처벌을 한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는「강제수용소」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벌목장에서 탈출하다가 붙잡히면 북한으로 송환돼 고문당하고 제거된다고 한 노동자는 말했다.

 러시아 내무부 비자담당자는 북한이 베르프네브레인스크에서 운영중인 한 벌목장에서만 죽는 사람이 연간 40여명이며 탈출자는 지금까지 50명 이상에 달했다고 말했다. 매해 1백50명에 한명꼴로 사망하는 셈이며 전체 벌목장으로 확대할 경우 죽는 사람과 탈출자는 엄청나게 많아진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밀렵을 하다 적발되는 노동자도 있다. 북한 당국은 혹독한 노동조건으로 체력이 달린다는 이유로 다른 노동자의 수혈을 거부하고 현지 러시아인의 헌혈에 의지하고 있다고 현지 러시아 담당의사는 전했다.

 한 북한 노동자는 벌목장 캠프에서는 시체가 10구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꺼번에 열차로 북한에 돌려보내는데 4년간 이같은 일이 20∼30차례에 달했다고 말한다. 한곳에서만 연간 1백명 가까이가 나무에 깔리거나 안전사고로 죽는다는 얘기다. 

 그러나 북한내 사정이 악화되면서 일부 주민들은 체그도민 벌목장을 자유세계로 탈출하는 「탈출창구」로 인식하고 있다. 북한에서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주고 이곳으로 자원해온 경우도 있다. 

 시베리아 벌목장은 지난 67년 북한과 구소련 사이에 계약이 맺어졌다. 북한은 노동력을, 소련은 기계와 연료를 대서 생산한 목재를 나누어 갖는 것이다.【이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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