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BR·TR등 파상공세 시작/선진국들 후진국 사정 본체만체 우루과이라운드(UR)의 충격이 가라앉기도 전에 연이어 환경(GR) 노동(BR) 기술(TR) 경쟁정책(CR)등 뉴라운드의 파상공격이 시작되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EU)등 선진국들은 이번 마라케시 각료회의를 통해 UR 최종협정문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GR등 뉴라운드 개최를 위한 교두보를 구축했다.
동서냉전이 종식되자 선진국들은 더 이상 개도국이나 후진국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오직 경쟁력에 따른 「힘의 논리」만 통하는 국제경제 규칙을 만들겠다고 노골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마라케시 UR각료회의에서는 각료선언과 각료결정을 통해 세계무역기구(WTO)설립을 위한 세부절차와 후속 협상과제를 정하기로 돼있다.
특히 각료결정은 WTO협정의 상품 서비스등 실질적인 협상내용가운데 아직 참여국간에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12개분야를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구체적 방침을 정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미국이나 유럽연합(EU)등이 강하게 주장한 반덤핑협정분야의 우회덤핑문제는 앞으로 WTO의 반덤핑위원회에서 거론할 방침이다. 또 주요협상국간에 첨예한 대립을 벌여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금융 해운 통신등 일부 서비스분야는 2년정도 추가협상을 벌이기로 합의됐는데 각료결정은 이 추가협상을 언제부터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도 정한다.
이번 각료결정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환경 노동등 이른바 새로운 협상과제들에 대한 거론이 구체화되기 시작한 점이다.
먼저 「무역과 환경에 관한 결정」은 정식 결정문의 하나로 기본 골격까지 확정돼 있다. 또 WTO준비위 설립에 관한 결정문속에 『노동문제등 향후 WTO체제에서 취급될 의제들을 준비위에서 논의한다』는 조항이 삽입됐다.
지난해 12월 UR협정의 최종 골격이 확정된뒤 미국 EU등 선진국들은 ▲환경 ▲노동 ▲기술 ▲경쟁정책등 네가지 분야를 새로운 다자간협상(라운드)의 과제로 채택하자고 집요한 공세를 벌여왔다. 이에 대해 개도국과 후진국들은 UR의 최종안을 이행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힘이 벅찰 지경인데 또 다시 새로운 국제규범의 「족쇄」를 채우자는 의도라며 일제히 반발했다.
하지만 선진국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은채 UR의 종결을 공식 확인하는 자리인 마라케시회의에서부터 뉴라운드 개시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다.
가장 먼저 윤곽을 드러낸 환경분야에서는 이번 각료결정을 통해 WTO가 출범한뒤 처음 열리는 일반이사회에서 「무역환경위원회」를 설치키로 결정했다.
무역환경위는 구체적인 활동범위를 검토해 그 내용을 WTO의 첫 각료회의에 보고토록 규정했다. 특히 환경에 관한 논의를 보다 빨리 진행하기 위해 WTO의 첫 이사회가 열릴 때까지 과도기간중에는 WTO준비위원회가 산하기구로 소위를 구성해 무역환경위의 활동을 수행하도록 경과규정도 정해졌다.
노동분야등 나머지 뉴라운드 과제들에 대해 WTO준비위가 논의한다는 식으로 구체적 언급이 빠진 배경도 뻔하다. 선진국들은 이들 분야에 대한 논의를 포기해서라기보다 7년반의 진통끝에 가까스로 만든 UR를 서둘러 매듭짓고 본다는 「작전상의 후퇴」에 불과하다고 봐야 한다.【마라케시=유석기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