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협의체 성격… 「정계개편 일각」부인/지방조직까지 모색… 정치진입의도 분석 분열됐던 재야가 단합의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 87년 13대대선때, 비판적 지지와 후보단일화로 갈라선 재야의 주축인사들이 13일 세실레스토랑에서 만나 「분열의 종식」을 선언한다. 이들은 민주당의 이부영 림채정 제정구의원과 김근태 장기표 이창복씨등 6인. 모임의 이름은 「새시대광장」으로 정책협의체 성격을 띠고 있다.
도식적으로 분류한다면, 김대중후보에 대한 비판적 지지그룹은 림채정 김근태 이창복씨등이고 사실상 김영삼후보를 지지했던 후보단일화그룹은 이부영 제정구 장기표씨등이다.
재야의 대표적인 활동가인 이들은 그동안 좀처럼 입장차를 좁히지도 좁히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다. 대선때의 분열이후 재야는 전민련 민연 민중당 전국연합등으로 이어져 가면서 핵분열을 거듭했고 일부는 야당에 입당하는등 노선갈등을 계속해 왔다. 이들 6인은 상당부분 그 분란의 책임을 지고 있다. 또 최근에는 일부 재야인사들이 개혁지지를 내걸고 민자당에 입당하는 경향마저 보이고 있어 『재야는 껍데기만 남았다』는 비유도 나왔다.
때문에 이들의 통합노력은 확대해석하면 재야의 결집을 의미한다. 아울러 야당의원으로 활동하는 재야출신들도 이 결집노력에 동참하고있다는 사실은 정치적 결사체의 가능성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물론 6인의 인사들은 「새정당의 모색」 「정계개편의 일각」등의 분석에는 강한 거부감을 표현한다.
하지만 이 모임의 움직임과 지향점은 단순한 정책토론회에 머무르고 있지 않다는게 중론이다. 「새시대광장」은 앞으로 1주일에 한번씩 정책토론회를 개최, 일단 정책협의체라는 공식적인 성격에 충실히 움직일 전망이다.
그러나 「새시대광장」이 문호를 개방하고 있고 지방협의체의 결성까지 추진하고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큰 틀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는 것같다. 민주당의 개혁그룹의원들도 동참을 밝히고있고 재야원로, 진보적 교수들도 참여할 것으로 보여 일정시점이 지나면 제법 그럴듯한 규모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 제의원은 『각 지역단위의 포럼이 활성화될 경우 일부 뜻있는 회원은 지자제에도 참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국적 조직으로의 확대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런 정황으로 미루어 새시대광장은 재야의 정치진입을 목적으로 하고있다고 볼 수도 있다. 다만 과거 민중당등 재야의 독자적인 정치실험이 실패했기 때문에 그 진입방식은 민주당과의 연대를 통해 이루어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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