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예술과 만남주선 큰보람”/신비와 환상 가득… 우리정서에도 부합/1년이상 파리왕래 명작중 명작만 골라 20세기를 빛낸 세계적 거장이며 초현실주의 미술의 대가 후안 미로(1893∼1983년) 종합전이 서울에서 열린다. 쥴리아나 갤러리가 기획하고 한국일보가 창간 40주년을 기념해서 특별후원하는 이 대규모 전시회는 1부가 5월 17일부터 6월 5일까지 강남의 쥴리아나 갤러리(514―4266)에서, 2부가 강북의 백상기념관에서 계속해 열린다.
피카소, 달리처럼 스페인에서 태어나 파리에서 활동하며 금세기 미술에 최대의 영향을 미친 화가 중 한명인 미로는 간결한 선과 맑고 밝은 시적 정서, 신비로운 환상에 가득찬 그림과 조각들을 남겼다.
한 개의 화랑으로서 전례가 없는 대규모의 「후안 미로 종합전」을 기획한 박미현 쥴리아나 갤러리 대표는 『말로만 듣고 단편적으로 접했던 미로의 미술세계를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하고 싶어서 1년 이상 서울과 파리를 오갔다』고 말했다.
―일반 화랑으로서는 쉽지 않았을 「미로 종합전」을 기획·유치하게된 동기는.
▲현대는 국가 간의 독특한 문화가 허물어져 가는 국제화 시대이다. 특히 간결하고 세련된 미로의 미술은 환상적이고 동양적 소재가 많아 나부터도 매료됐지만, 국민정서에 부합되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떤 작품들이 전시되는가.
▲미로가 1940년대부터 81년까지 제작한 회화와 과슈, 조각, 대형판화 등 60점을 선보인다. 미로의 전속화랑인 파리의 를롱 갤러리 수장고에 가서 일일이 고른 주옥같은 작품들이라고 자부한다. 위대한 예술가의 모습을 분야별, 연도별로 일관성있게 보여주는 것이 화랑의 보람일 것이다.
―를롱 갤러리와 전시회 계약은 어렵지 않았는가.
▲파리를 중심으로 취리히와 뉴욕에도 화랑을 운영하고 있는 를롱 갤러리는 세계 30여개 유명전문화랑과 협조하여 연간 1백회 정도의 전시회를 여는 굴지의 화랑이다. 미로와 샤갈, 자코메티, 타피에스, 베이컨 등의 작가가 전속된 그 화랑과 일을 추진하려면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했다. 그래서 모든 일을 정통적이고 정당한 질서를 지켜가며 추진했다.
―를롱 갤러리로부터 받을 반대급부는 무엇인가.
▲이제 를롱 갤러리와 만남의 시작인 셈이지만, 전시회 개막에 맞춰 미로의 유일한 혈육인 딸 도로레스 미로부부와 를롱 갤러리 대표인 다니엘 를롱부부가 내한할 예정이다. 그때 조각가 김창희씨, 화가 이만익씨 등의 작업실을 방문해서 우리 화랑이 해외로 소개하려는 작가들의 전시를 타진할 계획이다. 또한 쥴리아나 갤러리가 타피에스나 자코메티, 베이컨 등의 전시회 유치에 협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쥴리아나 갤러리의 앞으로의 계획은.
▲화랑을 연 지 16년이 된다. 화랑의 분명한 얼굴과 색깔을 갖고, 또한 세계유명화랑과 동등하게 해외의 유명작가전을 기획하고 국내 중요작가전을 열면서 명품들만을 다룰 생각이다. 【박래부기자】
◎개런티2억·보험료등 비용 3억 “화제”
「후안 미로 종합전」을 개최하기 위해 쥴리아나 갤러리가 하나의 화랑으로서는 커다란 비용인 약 3억원을 사용할 예정이어서 화랑가에 화제가 되고 있다.
이 화랑이 밝힌 경비내역은 회화와 과슈·조각·대형판화·판화시리즈 등 약 80억원 어치에 해당하는 작품을 전시하기 위한 개런티(작품구입비)로 약 2억원이 들었으며 1백일 동안 작품을 해외에 반출하는 보험료와 작품운송비·카탈로그 제작비 등으로 약 1억원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박미현 쥴리아나 갤러리 대표는 『전문화랑으로서 파리의 를롱 갤러리와 동등한 관계를 유지하려면 정당한 절차를 지키는 것이 당연하다고 판단되어 화랑으로서는 큰 비용이지만 감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작품은 전시회가 끝난 후 파리로 돌아갔다가 구매를 원하는 작품은 다시 수입하는 방식을 거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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