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처의 지역민영TV 신설방침에 따라 부산 대구 광주 대전등 4개 지역의 민영방송이 오는 8월까지 사업주체 선정, 내년 4월부터 시험방송에 이어 95년 후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갈것으로 보인다. 현재 준비중인 유선방송(CA TV)이 95년 1월부터 전파를 발사하고 하반기에 지역방송이 영업을 개시하면 정보화사회에서 최첨단 정보매체로 불리는 영상전파산업이 다변화되어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하게 된다. 지역민방TV의 신설은 지난번 대통령선거의 공약이었던 만큼 선거공약의 실천사항이기도 하려니와 10·26이후 언론통폐합으로 민영방송이 공영방송에 통폐합됨에 따라 전파매체를 통한 신속한 정보입수와 문화향유에 있어서 중앙에 비해 현저하게 차별을 받아야 했던 지방에 공평한 기회를 부여하고 각 지역주민들의 민방시청욕구에 부응한다는 면에서 매우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유선방송의 출범과 지역민방의 신설이 중첩되기 때문에 전파영상산업의 인력수요가 갑작스럽게 폭주함으로써 준비과정에서 자칫 소홀하게 되면 방송내용의 저질화 내지는 부실운영등 영상전파산업발전을 오히려 저해할 수도 있는 위험이 없지 않다. 지역민방의 성공을 위해서는 광고시장의 확보라는 경제여건과 함께 지방문화의 성숙이 전제되어야만 한다. 2000년대까지 전국적으로 10여개 지역민방의 신설을 목표로 하면서 1차적으로 부산 대구 광주 대전등 4개 직할시를 실시지역으로 선정한것도 지역방송을 지탱할 수 있는 지역경제의 잠재력과 문화수준을 참작한 결과라고 하겠으나 당장은 이들 4개지역도 지역민방이 제대로 뿌리를 내릴 수 있을는지 염려스러운 점이 없지 않다.
지역민방은 무엇보다도 토착적이고 특징있는 지역문화의 중추가 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적으로 능력있고 문화적으로 자질을 갖춘 운영주체를 선정하는것이 중요하다. 재력만 지녔을 뿐 문화적인 자질을 갖추지 못한 사업자를 운영주체로 선정한다면 지역민방이 자칫 저질대중문화의 확산이라는 바람직하지 못한 부산물만을 만들어낼지도 모른다.
지역민방의 신설에 대해 일부서는 벌써부터 방송내용의 수준저하를 우려하는것도 결코 기우만은 아닌것같다. 국내의 방송프로그램 제작상황이 기존방송사의 절대적인 수요조차도 제대로 충당하지 못하는 여건을 감안한다면 신설되는 지역민방은 자체제작프로그램 15%를 제외한 나머지 85%는 서울의 지역방송인 SBS의 프로그램을 그대로 방송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된다면 지역민방신설은 내용적으로는 SBS전국방송망의 정비에 그칠 뿐 지역문화창달과 정보의 다양하고 신속한 전달을 통한 지방시대전개라는 본래의 취지를 살릴 수 없게 된다.
정보화사회의 전개에 따라 전파매체의 다변화라는 대국적인 견지에서 지역민방의 신설을 환영하면서도 준비업무에 결코 서두름이 없이 신중에 신중을 기할것을 당부하는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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