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체제 협의서 이극화현상/와타나베 영입문제도 변수될듯/자민선 탈당사태 우려 “살얼음판” 연립의 기존틀이 유지될 것인가, 아니면 구조가 바뀔것인가.
일본연립정권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왔던 호소카와(세천호희)총리의 사임표명으로 연정이 붕괴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연립여당은 호소카와후계체제를 협의키 위해 8일에 이어 9일 하오에도 대표자회의를 가졌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한채 신생·공명당그룹과 사회당·사키가케그룹으로 분리되는 이극화현상을 노출시켰다.
호소카와체제하에서 연립여당의 정책을 주도해왔던 신생당의 오자와(소택일랑)대표간사와 공명당의 이치가와(시천웅일)서기장등 소위 「일일라인」은 『세제개혁이나 외교·방위등 기본정책에서 합의가 선결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후계자선출에 앞서 사회당이 앞으로의 정국운영에 독자적인 소리를 내지 말것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신생당의 후나다 하지메(선전)상임간사는 『정치개혁법의 성립후 여당내에 주요정책에 관한 의견대립으로 혼란이 빚어지곤 했다』고 지적하고『앞으로 연립정권의 기본구조가 바뀌게 될지도 모른다』고 밝혀 사회당을 비롯한 일부정당과의 결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일라인」의 구상에 보조라도 맞추듯 호소카와총리가 대표인 일본신당은 국회에서 사키가케와 통일회파를 형성했던 「사키가케·일본신당」으로부터 이탈, 새로운 회파인 「개혁」을 결성할 의사를 밝혔다. 일본신당은 9일하오의 대표자회의에서 각당에 「개혁」에의 참여를 정식으로 요청한데 이어 자민당의원들에게도 문호가 개방돼 있다는 점을 홍보하고 있다.
이같은 일련의 움직임으로 미루어 신생당 공명당 일본신당등이 사회당과 사키가케와는 손을 잡지 않아도 된다는 결의를 굳힌것이 아닌가 분석된다.
그러나 이들 3당이 뭉치더라도 중의원의원수는 1백50명 남짓밖에 안돼 과반수에 크게 못미친다. 게다가 오자와씨에게 거부감을 갖고있는 일본신당의 일부의원들이 가담할지도 의문이어서 3당 수뇌들은 자민당의 와타나베(도변미지웅) 전부총리를 영입하는 방안을 추진중인것으로 전해졌다.
와타나베씨는 연립정권의 정책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려 찬성하기도 하고 반대하기도 하는등 자민당의 노선에 구애받지 않고 돌출행위를 해왔는가 하면 자신의 「거국내각」구상과 관련하여 호소카와총리, 오자와대표간사등과도 몇차례 물밑접촉을 한것으로 밝혀졌다.
3당은 와타나베씨 외에도 소선거구·비례대표제에 의한 총선이라면 사회당이나 민사당에서도 상당수의 동조자가 나올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사회당과 사키가케측은 신생 공명 일본신당등 3당의 고압적인 자세에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적절한 대응책을 찾지못해 고심하고 있는데 일본신당이 제안한 신회파인 「개혁」에는 가담치 않겠다는 방침을 굳혔다.
사회당은 소비세율인상이나 북한의 핵사찰문제등에서 새로운 기본정책의 합의를 강요당할 경우 당이 분열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무라야마(촌산부시) 사회당위원장은 9일 『자민당에 정권을 넘겨주지 않기 위해선 현재의 연립체제 유지가 필요하다. 후계문제도 신생당주도가 아니라면 연립여당의 의사에 따라 누가 되든 관계없다』고 밝혔다.
또 다케무라(무촌정의)사키가케대표는 현재의 연립여당내에서 오자와씨의 의도대로 신정권이 발족할 경우 사키가케측은 각료를 내지않고 「각외협력」의 입장을 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계소식통들은 다케무라대표가 평소 친분이 두터운 자민당 개혁의원연맹소속의 가이후(해부준수) 전총리나 고토다(후등전정청) 전부총리등과 손을 잡고 연립여당과 결별할 가능성도 있는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현단계에선 무라야마위원장과 다케무라대표는 호소카와정권때 국민복지세구상과 내각개조문제에서 행동을 같이했던 오우치(대내계오) 민사당대표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성하여 「일일라인」에 대항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한편 「호소카와정권타도」에 성공한 자민당측은 기뻐할 틈도 없이 집안단속을 서두르는등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연립여당측의 이극화현상이 와타나베파와 개혁의원연맹소속소장의원들의 탈당사태를 불러 당이 재분열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호소카와총리의 갑작스런 퇴진이 일본정국을 큰 혼란으로 몰고가고 있는것은 분명하다.【도쿄=이재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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