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포교원중심 모범적 시행/남직장인·가족단위 참석 늘어/사찰 재정 신도가 관리… 잡음·갈등 없어 『일요일을 부처님과 함께』 조계종의 잦은 분규가 가져온 불교에 대한 사회의 따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도심 포교원을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는 직장인이나 가족단위의 「일요법회」는 도시의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교세확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도심포교를 개척한 스님들은 대부분 개인의 의지와 원력을 토대로 교세확장에 좋은 결실을 맺고 있어 현재 조계종 분규에서 드러난 사찰운영이나 주지직을 둘러싼 갈등과 잡음이 일어날 여지가 전혀 없다.
일요법회는 초하루, 보름이나 관음(음력 24일)· 지장재일(음력 18일) 등 전통적으로 음력 날짜에 맞춰 열리던 기존 법회와는 분위기가 전혀 딴판이다. 보살등 여성불자가 주류를 이뤄 「치마불교」로 상징되던 기존법회와 달리 일요법회에는 부부가 함께 나오는등 남자 신도인 거사들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일요법회의 주역은 도심의 포교당. 도심포교당은 거의 일반신도들이 재무관리를 맡고 있어 사찰재정 공개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10여년만에 지난 1월 서울강남구역삼동에 지상4층 지하2층 건물을 마련한 강남포교원(주지 성열스님)의 일요법회에는 평균 5백명가량의 신도들이 참석하고 있으며 이 중 남자신도는 1백명이 넘는다. 89년 문을 열면서 일요법회를 실시한 사천왕사(주지 현능스님·서울노원구상계동)의 종무담당 신도 홍해숙씨(40)는 『총무원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데다 신도들이 직접 재무관리를 하기 때문에 신도들이 스님을 더욱 믿고 따를 수 있다. 남성직장인들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일요법회에 참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요법회가 뿌리내리기 시작한 시기는 80년 10·27법난을 겪은 소장 스님들이 불교개혁과 생활속의 불교를 외치며 도심포교 운동을 전개한 80년대 이후부터. 80년대 후반부터 일요법회는 도심 포교의 핵심적인 행사로 확고한 자리를 잡았다. 일반인들이 평소 찾기 힘든 전통 산중사찰은 승려의 수행 공간이나 휴가 방학기간 등을 통한 일반인들의 심신단련, 수련장 기능이 강조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전국의 도심의 사찰, 포교당 숫자는 정확히 집계되지는 않고 있으나 수백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종의 경우 도심의 사찰, 포교당 대부분이 매주 한번이나 최소한 한달에 한번 이상은 성인대상 일요법회를 열고 있으며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일요법회는 더욱 보편화되고 있다. 경남 양산 통도사는 87년 서울포교당 구롱사(주지 정우스님)를 설립한데 이어 지난해 5월 수도권 일대에 5개 분원을 개원했는데 모두 일요법회를 열어 포교효과를 높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조계종 이외의 천태종 태고종 진각종등 불교계의 타종단도 도심 포교의 일환으로 일요법회를 확산시켜 가고 있다.【김병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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