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8개월 연정」 다시 시험대에/호소카와 사퇴이후 일정국 전망
알림

「8개월 연정」 다시 시험대에/호소카와 사퇴이후 일정국 전망

입력
1994.04.09 00:00
0 0

◎개혁정부,도덕성 흠집 “타격”/제제 정계개편… 3당 예고도 호소카와(세천호희)총리가 사가와규빈(좌천급편)문제로 8일 총리직을 사임했다. 지난해 8월 정치개혁정권을 표방하면서 연립여당의 얼굴로 등장한 호소카와총리는 자신이 관련된 의혹문제때문에 만 8개월만에 권좌에서 물러나게 됐다.

 사가와규빈문제란 호소카와총리가 구마모토(웅본)지사시절인 지난 82년 도쿄사가와규빈사로부터 1억엔을 차용한 것과 관련된 스캔들이다. 그는 이돈을 이용, 장인명의로 일본전신전화(NTT)주식을 사고 팔면서 거액을 챙긴데다 차용금을 사가와규빈사에 변제한 증거를 제시치 못해 자민당으로부터 추궁을 당해왔다. 자민당은 연립여당을 무너뜨릴 수 있는 호재로 판단, 금년도 예산심의를 거부하여 이 문제는 일본정계의 최대 이슈가 되고 있다.

 자민당이 호소카와총리를 추궁하고 있는 포인트는 ▲1억엔 변제증거 ▲장인명의의 NTT주식거래 ▲구마모토지사시절의 개발사업인허가문제등 3가지. 이중 차용금문제는 총리가 『사가와규빈사로부터 빌린 1억엔은 91년 다 갚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자민당은 『변제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없다』면서 후카야마(심산정민)전비서를 증인으로 소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호소카와총리는 후카야마비서의 증인소환을 지금까지 반대해 왔다.

 또 주식거래문제는 총리가 빌린 1억엔중 7천7백만엔으로 구입한 맨션을 담보로 86년 도쿄증권금융회사를 통해 장인명의로 NTT주를 사고 팔면서 5천만엔의 차익을 남긴것과 관련된 사안으로 이 거래를 알선했던 인물이 최근 『주식거래는 호소카와총리의 전비서가 직접 부탁했으며 다만 이름만 장인의 것을 빌린 것으로 알고있다』고 총리의 도덕성에 의혹을 주는 사실을 폭로한바 있다.

 자민당은 호소카와총리가 지사시절 사가와규빈등 일부 기업과 유착관계를 맺고 지역개발사업의 인허가에도 불법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조사단을 현지에 보내 과거 사업에 대한 각종 조사를 진행중이다.

 자민당이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된 4월1일까지도 예산심의에 응하지 않은채 총리의 그늘진 부분의 규명에 열을 올리자 사회당과 사키가케를 비롯한 연립여당 일각에서도 국민들로부터 의혹은폐의 비판을 우려, 『비서소환에 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최근의 여론조사에서도 총리의 지도력에 의문을 표시하는 비율이 높아지는가 하면 사가와규빈문제에 대해서도 「문제될게 없다」는 쪽보다는 「총리가 모든 것을 밝혀야 한다」는 답변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소카와총리가 5일밤 술자리에서 『피곤해서 총리직을 그만두고 싶다』고 이원클럽소속 참의원의원 2명에게 밝혔다가 6일 새벽 긴급기자회견을 자청해 부인한것도 비록 취중발언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괴로운 심정의 일단이 피력된 것이라고 주변에선 분석했다.

 자민당측에선 총리가 자민당의 공격에 더이상 버틸힘이 없어 자신도 모르게 약세를 보인것으로 판단, 사가와규빈문제를 더욱 강하게 추궁할 방침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호소카와총리는 이날 하오 연립여당 당수들을 불러 자신의 결심을 통보한 것이다.

 호소카와총리의 사임으로 일본정계는 제2의 개편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연립여당은 차기총리선정문제를 협의키위해 수뇌회담을 가졌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한채 9일 하오 회의를 다시 열기로 했다. 신생당은 당대표인 하타(우전자)부총리겸 외무장관을 추천했으나 사회당은 무라야마(촌산부시)위원장을 고집하는등 의견이 엇갈렸다. 사회당은 차기정권을 선거관리내각으로 규정짓고 『연립여당 제1당인 사회당의 무라야마위원장이 총리를 맡는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타정당에선 사회당의 노선이 다른 정당과는 달라 무라야마위원장을 얼굴로 내세우는데는 문제가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한편 하타씨에 대해선 개인적인 능력이나 인품에는 하자가 없으나 신생당소속이란 점이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회당과 사키가케등은 신생당의 독주를 인정치 않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하고있기 때문이다.

 정치평론가들은 앞으로 일본정계의 개편방향에 대해 신생당, 공명당, 자민당일부, 민사당일부, 일본신당일부가 합친 신신당과 사회당, 사키가케, 일본신당일부, 자민당일부(소장그룹), 민사당일부등이 뭉친 제2의 신신당으로 연립여당이 양분되어 자민당(수구파)과 3당 정립을 이루게 될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도쿄=이재무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