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종속 경제구조혁신 가속/전기통신·환경분야 등 세계 경쟁력 배양 최우선 캐나다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계기로 새로운 좌표설정에 고심하고 있다. 나프타는 미국의 기술·자본, 캐나다의 자원, 멕시코의 저임노동력등 3국의 경제적 장점을 묶어 유럽연합 및 일본과의 경쟁에 대비한 경제블록이지만 이 협정은 오히려 캐나다에 세계경제구조 속에서 자신의 위상을 재점검하는 기회를 가져다 주었다. 캐나다는 나프타의 열매가 미국과 멕시코에 비해 크지 않다고 진단하고 있다. 경제의 미국 의존도가 심해 경쟁력을 배양하는데 한계가 있는 마당에 저임금을 앞세운 멕시코가 당분간 나프타의 가장 큰 수혜국이 될 전망이어서 캐나다의 고민이 간단치 않음을 보여준다. 이같은 캐나다의 고민은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과 우리 교민들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프타체제 아래서 경제발전과 국제경쟁력 배양에 쏟는 캐나다의 노력과 우리의 대응방안을 알아본다.【편집자주】
온타리오호수를 굽어보는 CN타워(캐나다 국영철도회사방송탑)는 국제금융 중심지 토론토의 자랑이다. 평지에 돌출한 높이 5백53m의 CN타워는 세계 최고의 인공구조물이다. 위풍당당한 서울타워의 높이가 남산(2백43m)의 높이를 포함해서 4백79.9m인 점을 고려할 때 그 위용을 짐작할 수 있다. 맑은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는 CN타워의 위용은 지난해 체결된 나프타체제를 캐나다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과 국제화의 디딤돌로 삼으려는 캐나다의 노력이 성공적인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생각을 들게 해주었다.
캐나다는 나프타 성립이후 무엇보다 대미종속경제의 구조를 바로잡는 작업과 시장다변화에 나프타체제를 활용하는 계획을 적극 추진중이다.
『미국은 캐나다에 친근한 코끼리이다. 그러나 그 코끼리는 언제나 큰 발로 다가와 상대를 위협할 수 있다』라는 토론토대경제학과 레오너드 웨이버먼교수의 지적은 미국과 캐나다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말해준다. 캐나다 대외무역(수출 1천3백26억달러, 수입1천2백39억달러·93년 1월∼9월누계)의 대미의존도는 70%안팎이며 수출의 경우는 75%이상이 미국에 기울어 있다. 그러나 미국과의 무역은 실질적인 국제무역이라기 보다는 국경을 사이에 두고 이뤄지는 월경무역의 성격이 짙다는 것이 캐나다측의 판단이다.
○시장 다변화도
심지어「캐나다가 미국의 1개 주」라는 자조적인 한탄이 나올 정도로 캐나다 경제의 대미종속 관계를 말해주는 요소는 다양하다. 우선 캐나다 전인구의 70∼80%가 6천4백에 달하는 양국국경 지대를 중심으로 거주하고 있어 캐나다 경제의 국제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접근이 손쉬은 미국시장을 두고 골치아픈 해외에 눈을 돌릴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시장의 규모가 작아 근본적으로 제조업 발달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민족자본으로 성장한 기업도 원자로 생산업체인 캔두원자로를 비롯, 소수이다. 자동차의 경우 미국의 빅3가 시장점유율의 60∼70%를 차지한다. 미국 자본이 캐나다제조업의 45%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캐나다측은 분석하고 있다. 국제적 경쟁력을 지닌 항공우주·교통통신·환경산업등도 미국 자본이 중요한 몫을 담당한다.
대미종속적인 경제 구조를 시정하고 캐나다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방법은 당연히 시장다변화로 귀결된다. 캐나다의 장 크레티앵정권은「포스트 나프타 또는 UR 정책」의 우선 순위로 아시아·태평양, 중남미, 동구를 들고 있다.
○한국투자 기대
외교통상부 로버트 클라크 나프타담당국장은 『나프타로 캐나다기업은 국제적인 안목을 갖게 됐다. 멕시코는 위협이 아니라 캐나다에는 또다른 기회의 대상이다. 멕시코는 임금은 싸지만 생산성은 우리 보다 훨씬 낮으며 첨단산업에 필요한 양질의 노동자도 우리가 풍부하다』고 나프타가 미칠 긍정적인 영향을 들었다.
의류 섬유류 신발등 노동집약적 산업은 멕시코로부터 타격을 입겠지만 캐나다는 멕시코를 전략거점으로 삼아 중남미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복안이다. 비교우위에서 뒤처지는 분야의 노동력을 첨단산업쪽으로 이동시키는 기술 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올해안에 30여만개의 직업을 창출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저인플레이션(연 2%미만)과 저금리를 토대로 한 캐나다경제는 전문기관 마다 다소 차이가 있으나 94년부터 96년까지의 실질 GDP 성장률이 최고 3.8%,5.1%, 4.6%로 G7중 1위를 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클라크국장은 물론이고 캐나다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의 법률상담을 담당하는 토론토 페스켄 마티노법률회사의 앨런 슈워츠, 코니 스기야마 두 변호사도 나프타가 한국의 캐나다투자에 아주 유리한 환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국은 강력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캐나다의 전기통신·환경분야 같은데 투자를 하는게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캐나다는 첨단산업의 기술이전에 거의 장벽을 두지 않고 있으니 이러한 점을 활용하면 한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국의 투자를 기대했다.【오타와=이기창기자】
◇해외기동취재반
▲정숭호 (경제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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