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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나프타/현지 경제전문가 분석/합작투자 등 과감한 진출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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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나프타/현지 경제전문가 분석/합작투자 등 과감한 진출 시급

입력
1994.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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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원… 멕시코 노동력 활용을 나프타가 한국경제에 가져다 준 영향은 캐나다에서도 어김없이 확인되고 있었다. 한국경제의 위기는 세계경제구조의 변화로 이미 진행중이지만 이제 한국은 나프타로 인해 이를 피부로 느끼게 됐다는 평가가 이곳 경제계는 물론 정부 학계 인사들의 공통된 견해였다.

 토론토대학 국제문제연구소의 레너드 웨이버먼 교수는『이제 누구도 과거의 질서에 안주할수 없게 돼 있다』며『세계의 어느 국가도 지금은 안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 역시 이제는 일방적 수출일변도 방식으로는 세계시장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것』이라고 지적하고『한국은 우선 국내에서부터 경쟁구조를 통해 체질을 강화시켜야 할것』이라고 충고했다.

 다른 인사들도 한국경제의 살 길은 결국 시대변화에 적응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는 견해였다. 변신을 해야 하고 밖을 봐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한국산업은행 토론토사무소의 이재석소장은 『나프타는 멕시코의 노동력과 캐나다의 자원, 미국의 기술이 결합된 배타적 구조』라고 규정하고 『이를 극복하는 길을 (나프타)밖에서는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캐나다의 한인 무역인협회장을 맡고 있는 이영현씨(52)도『경제적 이득면에서 나프타는 멕시코에 가장 많은 것을 안겨주고 있다』며 『한국이 북미시장을 유지하려면 멕시코로 과감히 뛰어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단언했다. 

 캐나다의 정부인사들도 한국이 독자적으로든 외국과의 협력을 통해서든 해외시장에 직접 뛰어들어야한다는 점을 지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캐나다 외교통상부 로버트 클라크 나프타담당국장은『캐나다로서도 멕시코는 외국기업과 함께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도 멕시코가 지닌 이같은 가치에 대해 인식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나프타와 관련, 캐나다에서 부쩍 강조되는 방안은 합작투자진출이었다. 나프타에는 어떤 방식으로든지 참여해야 하며 기업의 부담을 덜면서 이를 실현할수있는 길이 합작투자라는 것이다. 이영현씨는 『멕시코진출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며 미국이든 캐나다든 합작선을 잡아 일단 한발을 걸쳐놓는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여기에 구태여 50대50의 지분도 필요치 않다. 멕시코의 싼 노임을 노리는 것이라면 10%만이라도 참여, 길만 뚫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한국이 캐나다와 합작투자를 통해 멕시코는 물론 중국등 여타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흥미로웠다. 캐나다가 전기통신 교통 환경기술에 특히 강한 점을 감안, 이분야에서의 합작을 검토할만 하다는것이다. 

 웨이버먼교수는 섬유직물분야가 양국합작으로 가장 유망할것으로 꼽았으며 클라크국장은 통신 교통시설등 기간산업분야를 지적했다. 그런가하면 나프타의 강화된 환경요건규정을 들어 환경기술분야 합작의 타당성을 강조하면서 이 경우 그린라운드에 대한 대비책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캐나다외무부의 콜린 러셀 동아시아 담당과장은 『에너지분야에서 한국과 캐나다가 중국을 대상으로 재미있는 사업들(EXCITING THINGS)을 벌일 수 있을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오타와=조재용기자】

◎토론토대 국제문제연 웨이버먼 교수(인터뷰)/가,아주시장에 관심… 한국과 파트너 기대

 나프타와 캐나다 및 한국경제, 그리고 세계경제에 대한 여러 견해중 토론토대학 국제문제연구소 레너드 웨이버먼교수의 시각은 매우 흥미로웠다. 웨이버먼교수는 나프타로 인해 멕시코경제가 크게 활성화될것으로 내다보면서 이와 관련된 캐나다의 입장, 한국의 선택, 그리고 세계경제전쟁을 뚫고나갈 방향등에 관해 다양한 진단과 처방을 제시했다.

 ―나프타출범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앞으로 멕시코시장에 대한 가능성이 보다 나아질것이라는 점에서 큰 흥미를 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멕시코의 GNP는 미국의 4%에 불과하기 때문에 멕시코의 경제적 이익이 지대한 데 비해 미국이 득을 볼 수 있는 여지가 그리 크지 않다. 미국에는 가난한 이웃이 바로 옆에 있다는 지정학적 의미가 중요한 입장이다. 반면 캐나다의 경우 문제가 다르다. 미국과 캐나다간에는 이미 자유무역협정이 있었고 미국과 멕시코가 또 이같은 관계를 추진한다고 했을 때 캐나다로서는 이에 가담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었다. 다소 주저했던 측면이 있었던것도 사실이다. 나프타로 인해 한국 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중국등에도 다소간의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것이다.

 ―멕시코의 선택은 궁극적으로 성공할것으로 보는가.

 ▲크게 성공할것이다.

 ―캐나다의 대안은 무엇인가.

 ▲멕시코의 상품이 캐나다에는 크게 위협적이지 않다. 주력산업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제 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나프타로 인한 미국과 멕시코의 관계를 생각할 때 특히 아시아의 전략적 필요는 높아진다. 캐나다는 대체로 대외관계에 있어 항상 능동적이지 못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나프타가 이런 각성을 일으킨 측면이 있다. 캐나다국민들 사이에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이런 의미의 반미주의가 상존하고 있다.

 ―캐나다경제에 대해 비관적 전망이 있는데.

 ▲재정적자의 문제는 아마도 국제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정도이다. 대단히 풀기 어려운 문제이다. 미국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5년전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미국이 죽었다고 봤다. 자동차산업이 쇠퇴하는등 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됐으며 정부적자가 막대했다. 그러나 지난 2∼3년 사이 미국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한국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캐나다는 아시아가 발전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장이라는 인식을 갖기 시작했다. 미래는 아시아에 있다. 한국과도 합작투자를 통해 미국시장은 물론 중국에 진출하는 방안이 모색될 수 있을것이다. 한국은 기술단계를 한 차원 높여야 한다. 일본의 성장은 기본적으로 경쟁의 정신에서 비롯됐다. 몇몇 분야에서 한국은 이제 중국과 경쟁할 수 없게 됐다. 베트남 쿠바등도 2∼3년이면 나름대로 제조업의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한국은 경쟁하는 자세를 배워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이 문제에 심각하게 대처해야 한다.【토론토=조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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