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년에 묘지에 관한 법이 처음 일제에 의해 제정되고 이것이 이 땅에 공동묘지가 등장한 계기가 됐다. 이 법에 따라 묘지 실태조사도 처음 이뤄졌다. 그러나 묘지통계가 잡힌 것은 80년대초였다. ◆보사부가 지난 78년부터 3년동안 전국에 산재한 묘지를 항공촬영해 그 사진으로 분석 집계한것이 묘지의 기본통계다. 지난해말 현재로 전국의 묘지는 1천9백22만8천여기. 묘지가 잠식한 국토면적이 9백65㎢나 된다고 한다. 국토면적의 0.97%다. 3년후면 1%가 된다는 추산이다. ◆말이 쉬워 9백65㎢이지, 그것은 서울면적(6백5㎢)의 1.59배에 해당한다. 그러니 죽은 자의 유택면적(평균 15.3평)이 산자의 주거면적(4.3평)보다 3배이상 넓은 「사자의 천국」이 돼버렸는지 모른다. 그런데도 여전히 자기 부모만은 화장아닌 묘지에 모셔야겠다고 너나없이 아우성이다. ◆그런가하면 전체묘지의 36%인 7백만기가 후손을 모르는 무연고묘지라는 것이다. 조상숭배의 허상을 보는듯하다. 우리만큼 화장을 기피하는 나라도 드물다. 일본의 화장률은 97%나 되고 태국은 90%, 홍콩도 72%나 되지만 우리는 19.1%에 불과하다. 이 바람에 서울여의도(9㎢)만한 국토가 해마다 묘지로 잠식되고 있다. ◆한식인 어제도 전국의 묘지에는 성묘인파가 몰렸다. 이 인파속에서 묘지문제의 심각성을 생각해본 이가 얼마나 될까. 이 딱한 문제를 언제까지 효 차원에서 속수무책으로 두고만 볼것인가. 보사부차원에서 풀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통치권차원에서 접근해볼 난제중의 하나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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