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푸른도심 정부·시민 함께 가꾸자/김귀곤(월요논단)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푸른도심 정부·시민 함께 가꾸자/김귀곤(월요논단)

입력
1994.04.04 00:00
0 0

 5일은 식목일이다. 이 날은 국민 모두가 전 국토에 나무를 심는 날이다. 그동안 헐벗었던 산을 녹화하기위한 노력의 결과로 최근에는 어느 곳을 가나 푸른 산을 볼 수 있게 돼 흐뭇하다. 그러나 오늘의 우리 도시모습은 어떠한가. 콘크리트숲으로 뒤덮이면서 도시는 점점 메마르고 삭막한 모습으로 변질되고 있다. 자연으로부터 인간이 소외당하고 인공적인 환경조성으로 인간성이 상실돼 가고 있다.

 서울의 경우, 임야는 대부분 공원 및 개발제한구역과 중복돼 있다. 서울시 행정구역의 약 26.6%가 임야라고 하지만 주로 시외곽지역에 분포돼 도심지역은 녹지면적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또 땅위와 아래서 진행되는 각종 건설공사로 인해 매년 더 넓은 면적의 자연숲이 사라져간다.

 삭막한 인공적인 환경은 인간의 마음이나 신체에 영향을 주는 고층고밀도 증후군등의 도시병리현상을 야기한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21세기에 인간과 생물, 그리고 자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도시녹지를 가급적 보존하고 식목을 통한 새로운 녹지를 창출해야 한다. 이의 달성에 도움이 될 몇가지 제안을 하고싶다.

 첫째, 도시를 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 복잡하고 다양화된 도시환경문제에 대처하려면 도시의 구조, 경제계획, 생활양식은 물론 공원녹지까지를 고려해 도시를 하나의 유기적인 체계로 봐야 한다. 자연생태계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자립·안정·순환과정을 도시의 다양한 활동이나 구조에도 적응해야 한다. 이런 도시상이 바로 「에코폴리스」다. 우리나라 원효대사의 원융회통과도 맥이 닿는 개념이다.

 둘째,나무와 인간, 도시와의 관계를 경제적인 측면에서 뿐만아니라 환경적인 측면과 시각적인 측면에서 재정립해야 한다. 지난 92년 6월 「지구정상회담」에서는 각 나라가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2천년에 1990년수준으로 유지토록 한다는 지구온난화방지대책을 주요 목표로 채택했다.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은 수목의 식재를 통해 충분히 감소시킬 수 있다. 수목은 또 도시의 기후조절효과 외에도 정신위생학적 기능, 휴식·휴양기능을 함께 갖는다. 이같은 효과들을 경제적으로 산출하면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셋째,수목이 좋은 도시내의 자연숲은 법적규제를 통해서라도 강력히 보존해야 한다. 또 공간이 협소한 도심부에서는 인공녹지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도시생물 다양성보전에도 기여하는 길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녹지에 관한 계획에 있어 역사와 전통의 중요성이 인식돼야 한다. 역사적, 전통적환경은 도시의 특색있는 분위기를 부여하는 요소다. 전통적인 건조물을 주변의 수림,물의 흐름등 자연환경과 혼연일체를 이루게함으로써 역사적인 풍토로 보전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사회는 미래세대에 대한 전망을 위태롭게 하지 않으면서 오늘을 사는 우리의 필요를 충족시켜나가는 사회를 말한다. 인간이 생존하는데 나무를 포함한 녹지는 근본적으로 중요하다. 정부는 이제부터라도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우리 도시환경의 현실을 직시하고 공원녹지계획 및 녹지의 증대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해 시민들과 함께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서울대교수·조경학>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