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 현실인식없인 통일실현 못해/남북국민 평화적변혁 연대운동 필요” 『분단체제론이란 남북한이 모두 반민주적·비자주적 분단체제의 소산임을 인식시키고, 장기적 통일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하나의 가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학과 현실문제를 함께 중요시해온 문학평론가 백락청교수(서울대 영문과)가 조국분단의 이해와 극복을 위한 「분단체제 변혁의 공부길」(창작과 비평사간)을 출간했다.
20여년간 실천적 문학운동을 해온 그가 80년대 중반부터 신문·잡지에 실었던 글들을 모아 분단문제에 관한 이론을 체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분단체제론은 남북이 각각 달리 움직이는 독자적 사회이지만 세계 자본주의 경제체제 속에서 규정되는 하나의 하위체제이며, 분단상황이 민족·체제·계급모순을 심화시키는 「핵심고리」라고 보고 있다.
『분단극복이 우리의 최대목표일 것입니다. 그러나 분단극복이 총체적이고 체계적인 현실인식없이 불가능한 것이라면, 분단체제를 둘러싼 논의가 보다 더 활성화돼야 한다고 봅니다』
그는 최근까지 남북한 기득권층이 체제존속을 위해 독단적인 통일정책을 추진한 결과 통일논의에 실질적인 진전이 없었으며, 학생운동세력도 분단체제에 대한 이해없이 분단극복 또는 민주변혁만 강조하다보니 감성적으로 흘러 결과적으로 분단고착화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우리사회는 과거에 비해 다양한 민주화와 개혁작업이 있지만 근본적으로 분단상황 아래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한계를 갖습니다. 통일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남북한 민중과 해외동포들이 각자의 일터에서 평화적 변혁을 시도하고 또 이들끼리의 연대운동이 필요합니다』
그는 한 예로서 남북 모두 핵문제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인권상황, 여성권익, 환경보전등에 대해 관심을 갖고 현장조사·상호사찰을 실시하는 것은 좋은 출발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79년 「인간해방의 논리를 찾아서」를 펴낸후 15년만에 사회과학적 시각을 담아 출간한 이 책은 1부 「분단시대와 분단체제」, 2부 「대학과 공부길」, 부록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분단체제론에 대한 일반적 논의와 비판에 대한 답론 등을 실었다. 2부는 그가 서울대교수들과 공동연구한 「세계시장의 논리와 인문교육의 이념」등 체제변혁을 위해 개혁해야할 대학교육을 다루고 있고, 부록에서는 신문에 썼던 시론을 모았다.【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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