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시한·추가조치」 막판까지 신경전/한국「플라자24」비상근무 출입자 체크 유엔안보리비공개협의회와 전체회의가 열린 30일과 31일 48시간동안 북한 핵문제의 결의안채택을 놓고 미국등 서방과 한국, 의장성명을 요구하는 중국간에 엎치락 뒤치락하는 긴박한 순간이 이어졌다.
처음에는 결의안채택을 요구하는 미국과 약화된 의장성명을 제안한 중국이 팽팽히 맞서며 밀고당기기를 계속했으나 결국 막판에 미국측이 한발 양보, 의장성명내용을 표현을 달리하는 절충안에 합의, 타협점을 찾았다.
○…의장성명을 받아들이는 대신 미국측은 당초 결의안초안에 나와있는대로 『필요시 추가조치를 고려할것』이라는 문구명시를 요구했으나 중국측은 『필요시 핵문제를 다시 고려할 수도 있다』고 두루뭉수리한 표현을 주장하다 결국 『추가검토』란 단어를 도입, 『IAEA·북한간 핵안전협정의 완전한 이행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하면 추가검토가 있을것』이라고 명기하는 선에서 결말지었다.
○…30일 하오 워싱턴에서 뉴욕에 도착한 한승주외무장관은 안보리상임이사국대표부대사들과 만찬회담을 하는등 유엔외교를 시작했다. 유엔본부인근 유엔플라자호텔에 숙소를 차린 한국외교팀들은 「플라자24」로 불리는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한장관은 31일 아침 일찍 워싱턴의 크리스토퍼미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한미양국이 결의안을 밀어붙이기로 했다는 합의에 중국이 심리적인 영향을 받은것 같다』면서 상호전략을 숙의했다. 이에 대해 크리스토퍼장관은 갈루치차관보를 뉴욕에 급파, 중국측과 협의토록하겠다고 말했다.
○…한장관은 이어 10시30분 진건중국부대사에게도 전화를 걸어 전날 만찬회동때 설명했던 우리입장을 다시 밝히고 『사찰시한을 성명내용에 포함시켜야 중국의 대북설득에도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한장관은 수행중인 김삼훈핵담당대사를 불러 갈루치차관보와의 면담을 지시했다.
한장관은 이어 장 베르나르 메리메 안보리의장과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사무총장을 차례로 만나 『형식의 신축성을 양보할테니 내용의 담보를 부탁한다』는 우리정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대사는 상오10시30분께부터 갈루치차관보를 만나 한미외무장관 사이에 전화통화로 합의된 의장성명초안의 문안 정리작업을 가졌다. 중국이 거부감을 갖고 있는 재사찰의 시한과「추가조치」에 관한 내용을 표현상으로 녹여내는 작업이었다. 또 중국측과의 막후접촉에서 논의할 사안을 점검했다.
갈루치차관보는 이어 11시부터 중국의 진부대사와 담판을 가졌다. 사실상 「최후의 담판」이 될 수도 있었던 갈루치·진회담은 한시간 반이상을 소진했다.시한과 추가조치에 대한 중국의 저항은 의외로 완강했던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리상임이사국(P5)회의후 15개이사국전체회의가 모두 4차례나 열리는 동안 「플라자24」를 담당한 외무부직원들은 유엔본부 회의장앞에 상시대기조를 편성, 출입자들의 눈과 입을 빠짐없이 체크했다. 한장관과 김대사등은 시시각각의 현장보고를 재종합,서울 상황실로 보냈다. 회의중간 결정의 분기점마다 한장관과 크리스토퍼장관의 전화회담도 수시로 개최됐다.【워싱턴=이상석·정병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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