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산업협력 등 구조개선 합의/일/이중과세방지 등 무역장애 제거/중 『우리나라와 경제발전단계가 다른 일본 중국을 두루 연결해 상호보완적인 3각협력의 디딤돌을 마련했다』
김영삼대통령의 방일 방중정상회담을 수행했던 김철수상공자원부장관은 3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순방의 경제적 성과를 이렇게 요약했다.
김장관은 일본과의 경협관계가 이번 방일을 계기로 명분보다 실리에 초점을 맞춰 경제논리에 입각한 실질적 협력의 틀을 갖추게 됐다고 지적했다.
김장관은 또 중국과는 이중과세방지협정 체결등을 통해 기존의 투자장애를 제거하면서 지금까지 교역과 투자진출 수준에 머문 양국 경제관계를 산업협력 단계로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상공부는 이번 한일정상회담에서 향후 양국 경협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새로운 발상이 채택된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65년 국교정상화이후 무려 7백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확대된 대일역조의 규모자체를 따지거나 더이상 집착하지 않을 방침이다. 양국의 경제력 차이나 발전단계의 상이에서 결과적으로 빚어진 역조 규모에 연연하기 보다, 역조가 발생케 되는 진짜 원인인 산업구조 개선에 주력하기로 했다.
대일역조가 가장 큰 분야인 부품산업에서의 협력 강화를 비롯, 일본제조업체의 대한투자 확대나 투자사절단의 상호파견 검토,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 및 의과학 발전을 위한 협력등 일련의 협력방안들이 한결같이 산업구조 개선이라는 기본방향과 맥을 같이하고 있음은 주목할 만하다.
김장관이 이날 간담회에서 『경협관계를 둘러싼 양국 정부의 시각 조정이 의미있는 수확』이라고 밝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일경협의 새 기본원칙이 확고히 정립됐음을 강조했다.
방중회담을 통해 양국 정상은 먼저 무역관련 장애요인을 제거해 교역이 확대균형을 이루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또 한국기업의 투자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이중과세방지협정을 체결하고 중국내 투자환경을 개선키로 합의했다.
한중 양국은 중국의 풍부한 인력자원과 기초기술, 한국의 생산기술과 자본등 저마다 우위를 갖는 요소를 결합해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는 산업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양국 정부의 장관급을 위원장으로 하는 한중산업협력위원회를 설치하는 한편 자동차 항공기 전전자교환기 고선명TV등 4개 분야를 우선협력 과제로 선정, 구체적인 협력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중국측은 특히 2000년까지 중형민간항공기의 공동개발을 위해 정부차원의 양해각서를 조기에 체결키로 제의하는등 매우 적극적인 경협자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결국 이번 순방을 통해 동북아의 3대 경제축인 한국 일본 중국이 협력을 통해 공동발전을 추구한다는 기본원칙을 재확인했고 이 원칙을 구체화할 세부사업 추진계획도 상당부분 윤곽이 드러난 셈이다.
하지만 이번 순방기간내내 북한 핵문제가 가장 골치아픈 긴급현안으로 부각되면서 경협은 상대적으로 부수적 의제로 밀려난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남북한 문제의 선명한 해결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일·중 3국의 경협관계가 정상궤도에 오르기는 사실상 무리일지 모른다.【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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