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청년의사가 장기 기증/심장·간·콩팥 6명에 이식 “새삶” 지난 26일 전공의(레지던트)진급 축하모임에서 과음 끝에 뇌사상태에 빠졌던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한주환씨(28·사진)가 장기를 기증, 의사로서의 마지막 봉사를 끝내고 30일 세상을 떠났다.
가족의 뜻에 따라 기증된 한씨의 심장 간 콩팥과 각막의 이식수술은 서울대병원 고대안암병원과 구로병원에서 6명의 환자에게 실시돼 성공적으로 끝났다. 31일 현재 장기를 이식받은 환자들은 모두 의식을 회복, 새 생명을 얻었다.
한씨의 심장은 서울대병원에서 「확장성심근경색증」을 앓아 온 이모군(19)에게 이식됐다.
특히 이번 심장이식은 고대구로병원에서 서울대병원까지 심장 이송시간만 3시간이 소요됐는데 완벽한 냉동보관과 시술기술로 국내에도 장기기증자가 있는 곳이면 어디에나 달려갈 수 있는 「원거리장기기증이식시대」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씨의 간과 콩팥 2개는 고대 구로병원과 안암병원에서 말기 간암환자 엄모씨(42), 만성 신부전환자 박모군(19)과 정모씨(28)등 3명에게 각각 이식됐다. 또 각막이식수술은 안암병원에서 2명의 여성(42세, 25세)에게 제공됐다.
이번 이식수술은 한씨의 아버지 한정철씨(덕산병원 원장·산부인과의사)가 장기기증의 의사를 밝힘으로써 이루어졌다.
한씨는 고대구로병원에서 수련의(인턴)과정을 끝내고 지난26일 이 병원 산부인과에서 전공의 근무를 시작하면서 선배들이 마련한 이른바 「입국식」모임에서 술을 많이 마신뒤 구토를 하다 기도가 막혀 뇌사상태에 빠졌었다.【송영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