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중 「비토」 가능성에 서방 딜레마/안보리 북핵결의안 진통경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중 「비토」 가능성에 서방 딜레마/안보리 북핵결의안 진통경위

입력
1994.04.01 00:00
0 0

◎「추가조치」 조항 삭제싸고 의견차/중 입장 수용분위기… 절충 계속 유엔안보리가 북한핵문제에 관한 결의안을 놓고 중국측의 반대에 휘말려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31일(한국시간 1일새벽) 전체회의가 열리기 직전까지 5개 상임이사국중 미국등 서방과 중국간에 의견이 팽팽히 맞서 과연 결의안초안이 표결에 부쳐질것인지,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할것인지, 서방측이 중국의 요구를 수용할것인지 예측을 불허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안보리는 지금까지 거의 매일 5개 상임이사국간에 비공개회의를 통해 대북결의안채택과 내용문제를 논의해왔다. 미국은 준비한 추가핵사찰수락 촉구결의안을 상임이사국회의에 회람하는등 긴박감을 주었다. 그러나 미국등 서방은 거부권을 쥔 중국의 입장을 반영하여 결의안문안을 작년 결의안수준으로 부드럽게 만들고 3월말에 이를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중국은 회의에는 참석하면서도 결의안 수정토의에서 『이 문제에 토의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며 유보적 태도를 4일간 계속하다가 25일에야 입을 열었다. 중국측은 『북한핵문제는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전제아래 『중국은 미국이 마련한 결의안의 형식과 내용을 수락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결의안 대신 의장성명으로 하자고 제의했다.

 미국도 중국의 거부권을 의식해서 성명쪽으로 내키지 않은 방향선회를 했다. 따라서 지난 28일부터 안보리 상임이사국 분위기도 의장성명으로 돌았다. 그러나 서방측은 형식을 성명으로 양보한 반면 내용은 미국이 마련한 결의안 초안을 그대로 수용할것을 중국측에 요구했다.

 중국은 미국의 결의안초안 내용중 『필요한 경우 안보리는 추가조치를 강구한다』는 조항을 위협적인 문안이라고 주장하며 내용의 대폭 완화를 요구했다. 또 『IAEA 사무총장은 결의안(또는 성명) 채택후 1개월 이내에 북한의 안전협정수행에 관한 보고를 안보리에 한다』는 조항에서도 시한설정을 없앨것을 주장했다. 게다가 중국은 그동안 북한과 미국간의 대화가 진전이 있었고 북한이 IAEA에 어느 정도 협력했다는 사실을 반영할것도 요구했다.

 서방4개국은 29일 북미대화진전등 중국의 입장을 반영한 수정안을 중국측에 제시하며 『초안의 원칙을 바꿀 수 없으니 이를 수락하면 성명으로 하고 그렇지 않으면 결의안으로 안보리에 상정하겠다』고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측은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결의안을 결코 수락할 수 없다』는 말로 거부권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안보리 5대상임이사국은 30일 두 차례 회의를 가지고 합의도출을 시도했다. 미국등 서방측은 이날 「1개월 시한」을 삭제하는등 양보를 했다. 그러나 중국은 「추가조치 강구」조항을 「거세」할것을 완강히 주장함으로써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메르메 안보리의장은 이날 회의후 『양측의 의견차가 워낙 크다』며 『중국은 결의안은 결코 수락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거부권가능성 때문에 서방측이 딜레마에 빠져 있음을 암시하는것같다. 30일 안보리회의후의 분위기로 볼때 서방측이 중국의 강경한 입장에 밀리는것으로 판단된다.

 이같은 중국의 강경자세는 순수히 핵사찰만을 놓고 북한을 보호하는 의도가 깔려있는것은 아니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중국은 안보리의 거부권이라는 촉매를 활용하며 미국과 남북한을 동시에 그들의 정치적 실험대 위에 올려놓고 있는것으로 보인다.【뉴욕=김수종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