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자 해임·내각사퇴 등 파상공세/“정국주도·지방선거대비 복선” 분석도 민주당이 대여강공의 파상공세에 나섰다. UR비준저지 장외투쟁을 준비하고 있고 사전선거운동과 동교동의 경찰안가문제를 집요하게 따지고 있다. 최형우 내무장관 김량배 농림수산장관등 관련장관의 인책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전선거운동과 관련해서는 당사자격인 최기선 인천시장과 박태권 충남지사의 해임을 강도높게 치고 나왔다.
뿐만 아니라 김영삼대통령의 일중순방에 대해서는 「얻은것은 백두산 호랑이뿐」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정부의 북한핵정책을 「갈지」라는 표현으로 맹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갈등과 혼선을 야기한 외교팀의 교체도 주장했다.
당직자들 사이에서도 「춘계 대공세」라는 비유가 나올 정도로 민주당은 총력전을 펼칠 기세다. 당의 전반적인 기류도 『지금이야말로 단합해서 밀어붙일 때』라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심지어 30일의 당무회의·의총 합동회의에서는 『UR 북한핵 외교 경제 불법선거운동시비등의 책임을 물어 내각총사퇴를 주장해야 한다』는 강한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기택대표도 31일 김대통령 초청 청와대오찬에 불참, 민주당의 강경자세를 상징적으로 과시했다. 특히 이대표는 오찬초청 의사를 전달하러온 서청원 정무장관을 만나기조차 거부, 정부·여당에 초강경의 메시지를 보냈다.
민주당이 이처럼 일전불사의 태세를 취하는데 대해서는 몇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지난 영수회담때 이대표가 모욕적인 대접을 받은것도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영수회담의 푸대접은 현정부 출범이후 계속된 정부·여당의 독주에 대한 불만과 맞물려 민주당의 「신경」을 예민할대로 예민하게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민주당의 공세를 감정적 차원에서만 조망하기에는 현안들의 비중이 너무 크다. 조세형 최고위원은 『중대현안이 민주당을 채찍질하고 있다. 정부는 UR협상에서 무능력과 부도덕함을 보였고 북한핵문제에서는 불안함을 드러냈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이 가만히 있을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이부영 최고위원도 같은 맥락에서 『개혁의 퇴조기미가 나타나고 있다. 현정권이 의욕만으로 업적을 이뤄내지 못하자 권력안정화로 선회하는듯 하다. 당연히 야당이 견제해야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한 마디로 정부의 실정이 민주당의 공세를 촉발시켰다는것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강수에는 정국주도와 지자제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복선이 깔려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민주당의 대여추궁이 여론의 뒷받침을 받아 힘을 갖게 되면 정국은 야당주도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지자제선거에서 야당에 유리하게 작용하게 된다. 한광옥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강한 야당으로 탈바꿈할것』이라고 공세정국후의 민주당위상을 전망했다.
그러나 문제는 민주당의 추진력이다. 지도력시비가 대두되는 민주당이 말의 무게 만큼 공세의 고삐를 견지해 나갈지에 일부의 의문이 남아있다는것이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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