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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이상이 정치신인 “선거혁명”/이총선 우파연합 압승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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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이상이 정치신인 “선거혁명”/이총선 우파연합 압승 의미

입력
1994.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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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불안 그만” 국민기대 반영/연합내·국가차원 화합이 과제 「이탈리아의 선거혁명」 「이탈리아의 분수령」 「제1공화국이여 안녕」.

 이탈리아 언론들의 이같은 제목들이 27일과 28일 실시된 이탈리아 총선의 역사적 의미를 말해준다.

 전후 이 나라의 현대정치사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로 여겨졌던 이번 총선결과 이탈리아의 기존정치구도가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48년 민주공화국헌법 제정이래 단독 또는 연립내각의 중추로서 이탈리아반도를 통치해온 기민당 시대는 종식됐다. 2년여에 걸친 「마니 폴리테」(깨끗한 손)로 당의 깃발마저 「민중당」으로 바꿔달아야했던 기민당등 기존 정치세력은 신생정당과 신진 정치인들에게 고스란히 자리를 넘겨주었다.

 언론재벌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이끄는 「포르자 이탈리아」당을 중심으로 한 우파연합의 「자유동맹」은 선거후 출구조사결과 압승을 거둔것으로 알려졌다. 예상을 넘은 대약진이다.

 기민당시절 제1야당으로 남아야 했던 서방최대의 이탈리아 공산당은 정권창출의 호기를 좌파의 집권을 막겠다는 베를루스코니의 정치입문으로 잃고 말았다.

 이번 총선은 「마니 폴리테」이후 정치개혁의 여론에 따라 처음으로 한 선거구에서 1명을 뽑는 소선거구제 방식으로 개정된 선거법에 의해 실시됐다.

 따라서 이번 총선은 국민의 대표성이 가장 강한 정부를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수 있다. 「선거혁명」이란 표현도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파연합은 절대과반수가 넘는 의석을 차지, 정경유착의 부정부패 스캔들로 만신창이가 된 이탈리아 정국을 일단 안정국면으로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니 폴리테」로 기성정치인의 4분의 1은 현재 검찰의 조사를 받고있다. 이번 총선으로 의회에 진출한 절반이상은 정치경험이 전혀 없는 인물들이다.

 28일 주가의 급상승과 리라화의 가치회복은 정국안정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우파연합의 완전한 승리로 베를루스코니는 참피총리를 이어 새 내각의 총리가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우파연합의 승리는 사실상 그 자신과 그가 2개월전에 창당한 「포르자 이탈리아」당의 인기때문에 가능했다. 그는 자수성가형 기업인의 전력과 부정부패에 연루되지 않은 드문 기업가라는 깨끗한 이미지를 무기로 「새로운 이탈리아의 기적」을 외치며 정치에 입문했다.

 기성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참신하고 깨끗한 인물에 대한 국민의 여망하나만을 믿고 도전한 과감한 정치도박에서 승리했다.

 새 내각의 과제는 우파연합세력 및 국가적 차원에서의 화합이다. 베를루스코니는 28일밤 『분열된 국가를 화합케하고 우파동맹을 망라하는 정부를 구성하는데 최우선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포르자 이탈리아」당과 연방자치제를 주장하는 「북부동맹」, 네오파시스트계열인 극우파 「민족동맹」으로 구성된 우파연합은 단일정당이 절대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희박함에 따라 급조된 정치연합이다. 「북부동맹」은 밀라노를 중심으로 한 부유한 북부지방을, 「민족동맹」은 가난한 남쪽지방을 기반으로 삼는등 정치기반과 이념이 달라 분열과 갈등의 불씨를 안고있다.

 「북부동맹」의 움베르토 보이당수는 이날 베를루스코니는 경제적 이해관계가 크므로 총리직을 맡아서는 안되며 극우정당을 새 내각에 참여시켜서도 안된다고 주장, 출발부터 반목을 드러냈다.

 우파연합내의 분열상과 함께 기업민영화, 소득세감면, 1맥만명의 일자리 창출등 베를루스코니가 내건 공약 역시 엄청난 재정적자를 떠맡은 새 정부의 과제이다.

 정치경력 2개월의 베를루스코니가 이끌 새 내각이 과연 약체연립정부의 고질적 전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그가 승리의 일성으로 밝힌 정치세력간 화합에 달려있다.【파리=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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