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원장 「3선」 추대 움직임에/재야 승가단체 등 집단 반발/서암 종정 “선출절차 적법하게” 교시… 새변수 29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내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출을 놓고 서의현원장의 3기연임을 반대하는 재야승가단체·학인·불자들과 서원장측 사이에 빚어진 대치상태는 공권력 투입이라는 비상조치를 불러일으켰다.그러나 공권력투입에도 불구, 총무원장 선출이 안건으로 상정된 30일의 종회소집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서암종정은 29일 밤 늦게 『8월로 예정돼 있는 신임 총무원장의 선출은 대중의 공의를 수렴하여 공명정대한 절차를 통하여 여법히 시행하라』는 내용의 교시를 내려 분규 수습의 실마리를 잡았다.
이에 따라 총무원장 선출문제는 일단 미뤄지게 됐다. 그러나 서원장을 비롯한 총무원 집행부가 종정의 교시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확실치 않다.조계종은 90년 서원장이 재임에 성공한 뒤 몇차례 간헐적인 종단분규를 표면적으로 수습했으나 이번에는 불교권에서 인망이 높은 재가불자들까지 반 서원장측에 가세, 과거의 분규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농성을 주도한 「범승가종단개혁추진회」(청화등 3인 상임공동대표)는 월하스님(통도사방장)등 원로스님 다수가 지지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 16일 총무원장선출을 안건으로 올린 조계종 제112회 임시중앙종회(의장 종하) 소집이 정식으로 공고되면서 촉발됐다. 서원장의 3임 반대와 종단개혁을 주장해온 동국대석림동문회 선우도량 실천불교승가회를 축으로 한 재야승려 학인및 일부 불자들은 23일 범종추를 결성했다. 총무원의 한 관계자는 『서원장이 측근들을 통해 「종회에서 추대한다면 따르겠다」고 3임 출마 의사를 밝히자 기존 총무원 집행부를 불교개혁의 대상으로 보는 재야승가단체들이 연합, 집단 반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범종추는 종회소집을 저지하기 위해 종회장인 서울 조계사에서 26일부터 구종법회와 함께 농성에 들어갔으며 시현 도법스님등 대표들은 단식투쟁을 벌였다. 29일에는 노부호·박광서(서강대) 성태용(건국대)교수와 소설가 남지심씨등 불교계지식인들이 서원장 3임 반대와 종단개혁을 촉구하는 선언을 발표했고 정우스님(서울 구룡사 주지)등 일부 종회의원들도 지지성명을 냈다.
반 서원장측이 종회소집을 저지한 배경에는 총무원장 선출권을 가진 종회의원 대다수가 서원장을 지지하는데다 맞설만한 경쟁자가 부각되지 않고 있는 현상황을 고려할 때 서원장의 3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반면 총무원측에서는 『최근 승가단체들의 총무원 비난 움직임으로 교계상황이 불안정했기 때문에 한시라도 빨리 새로운 총무원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었다』고 원장선출 일정이 앞당겨졌던 이유를 밝혔다.【김병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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