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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문제일수록 돌아가는지혜/김학은연세대교수·경제학(나의지면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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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문제일수록 돌아가는지혜/김학은연세대교수·경제학(나의지면평)

입력
1994.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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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사 전문적해설보다 정보전달 충실/UR국내파장,생활관련 기사 계속 발굴을 책은 대개 첫장부터 차례로 읽지만 신문은 그렇지 않다. 나의 경우에도 1면을 읽은 다음 뒤에서부터 읽는다. 전공이 경제학이지만 경제기사 역시 나중으로 미룬다. 이것은 신문에서 전문적인 지식보다는 매일매일의 소식을 얻으려는 독자들의 태도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신문은 자주 전문적인 기사를 취급하려고 한다. 경제기사의 경우 이같은 시도는 대부분 잘못된 기사로 귀결된다. 경제현상은 매우 복잡하고 원인과 결과가 불분명한 경우가 허다하다. 최근 일간지들이 앞다투어 연재하고 있는 고금리 관련 기획기사의 내용은 상당부분 경제이론과 배치되는것이다.

 또 과소비기사가 자주 등장하는데 과소비의 정확한 뜻을 모르고 기사를 쓰는 경우도 있다. 일부신문의 25일자 경제면에 실린 「통계청 발표 도시근로자 가구 소득 및 지출」관련 해설기사가 바로 이같은 오류의 예라고 하겠다. 이런 점을 감안해 해설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경제현상에 대한 해설기사는 가급적 자제하는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러가지 점을 고려할 때 한국일보는 다른 일간지에 비해 경제현상의 해설보다는 정보전달 기사에 충실하려고 애쓰는 흔적이 뚜렷하다. 경제해설은 아마도 자매지인 서울경제신문의 몫인가 보다.

 경제기사의 해설을 지양하는 대신 국제경제질서의 재편에 관한 기사와 비교경제에 대한 기획기사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특히 비교경제기사는 아직 어느 일간지도 시도하지 않아 참신한 기획이 될 수 있을것으로 생각한다. 우리경제의 좌표를 바로 파악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데는 복잡한 경제이론으로 접근하기보다 각자 상이한 제도와 법령을 지닌 다른 나라의 경제상황을 비교하는것이 오히려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 대다수 국민이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이란 말을 알고 있지만 앞으로 이것이 국민 한사람 한사람에게 직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한국일보 21일자 12면에 실린 「외국 이사대행회사의 국내 상륙」에 관한 기사는 이런 면에서 매우 유익한 기사였다. 교육 의료 법률 부동산등 다른 많은 분야에서도 이런 기사를 발굴해 UR협상이 자신이 종사하는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 하는 국민들의 정보욕구를 충족시켜 대응방안을 모색하는데 도움을 주기 바란다.

 나의 견해로는 한국일보의 특징은 독특한 문화 감각에 있다고 본다. 다른 신문에 비해 참신한 시각의 기사와 특이한 읽을거리가 많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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