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워터사건을 워터게이트사건의 형제나 사촌쯤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우선 사건의 이름부터 닮았고 최고통치자가 관련돼 있는 점이 그렇다. 꼭 같지는 않지만 확실히 이 두 사건 사이에는 유사점들이 보인다. 우선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연관된 부정의혹사건이란 점이 그것이다. 물론 화이트워터사건의 경우 클린턴대통령보다는 힐러리여사가 직접적인 당사자이다. 또 사건전담 특별검사가 임명된것이나 의회청문회 개최등이 두 사건을 쌍둥이로 볼만한 요소들이다.
그러나 차근차근 따져보면 상황이 다르다는것이 드러난다.
워터게이트사건당시는 무엇이 은폐됐으며 그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분명히 알았지만 현재 화이트워터사건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는것이다 .
백악관측이 이 문제를 덮어두려고 하는데 반해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특별검사나 연방대배심은 무엇이 은폐됐는지 거의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역설적으로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면 백악관측은 공연히 의심의 냄새를 피우면서 굳이 이 사건을 피해갈 필요가 없을것이다.
화이트워터사건은 한마디로 워터게이트사건에 비길 바가 못된다. 닉슨대통령측이 민주당선거본부가 차려진 워터게이트건물을 도청한것은 단순히 도덕적인 차원을 넘어 최고통치자의 범죄행위였다.
당시 닉슨대통령은 도청장치를 한 사람을 돈으로 입막음하려 한 사실이 담긴 테이프가 백악관에서 발견됐을 때나 그가 그 테이프를 입수한 경위에 대해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의 측근들도 돈의 행방을 숨기기 위해서 어설프게 돈세탁을 한것이 드러났다. 심지어 당시 법무장관은 『이것은 백악관의 무시무시한 음모』라고 실토할 정도였다.
이는 클린턴대통령의 백악관측근들이 재무성관리들과 메디슨신용대부회사 조사사건에 앞서 회합을 가졌다는것과는 비교할수 없는것이다. 따라서 두 사건사이의 유사점만을 강조하는것은 무리이다.
하지만 중요한것은 대통령의 신뢰성이다. 화이트워터사건이 사소한것일지라도 바로 사소한 일에서 한사람의 진실성여부가 드러난다는 점이다. 클린턴대통령과 힐러리여사가 화이트워터사건과 관련, 얼마나 투자하고 얼마나 잃었으며 세금감면여부가 적법한가등이 중요한게 아니다. 이런 문제들조차 국민이 믿을 수 없다면 대통령이 추구하는 거창한 의료제도개혁등의 정책은 더 신뢰를 얻기 힘들기 때문에 중요한것이다.【정리=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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