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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경제인에 「한국투자」 적극 주문/김 대통령 방일 이틀째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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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경제인에 「한국투자」 적극 주문/김 대통령 방일 이틀째 표정

입력
1994.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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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연설 곳곳 쓰라린 과거사 거론/“일에 뭐 해달라식 요구 안할것” 강조▷국회연설◁

 김영삼대통령은 25일 상오 일본국회에서 중·참의원들의 열렬한 환영속에 자신에 찬 목소리로 20분동안 한일 양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연설.

 김대통령은 도이(토정)중의원의장의 안내를 받아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본회의장에 도착, 기립박수를 보내는 의원들에게 손을 흔들어 답례.

 김대통령은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마침내 한반도를 유린했다』 『한국은 해방되었지만 남북으로 분단되었다』는 등 과거문제를 거론하면서도 『진정한 우정과 협력의 새로운 역사를 열어나가자』는 식으로 반전시키는 연설솝씨를 발휘.

 김대통령은 『감정적 앙금이나 민족적 편견이 성숙한 동반자관계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돼서는 안될것』이라고 강조하고 협력이라는 단어를 반복해 강조.

 김대통령의 연설에 앞서 도이중의원의장은 『한국은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했으며 우리가 한국으로부터 우수한 문화전통을 배운 바 있다』면서 『일본의 극한행위로 양국 국민간에 긴장이 초래됐으나 과거를 직시하고 반성위에서 양국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과거사에 대해 언급.

 하라참의원의장도 김대통령의 연설이 끝난뒤 인사말을 통해 『진실이 넘쳐 흐르는 연설을 듣고 감명을 받았다』고 말하고 『21세기를 앞두고 과거를 직시한 역사의교훈을 되살리면서 기본적인 가치관을 공유하는 이웃나라로 국제사회에서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화답.

 김대통령은 국회연설을 마친뒤 중의원 의장실에서 도이중의원의장, 하라참의원의장등과 잠시 환담한뒤 도이의장의 안내로 중의원의장 응접실로 자리를 옮겨 10여분간 일본 국회지도자들과 정당대표등 70여명을 접견.

 도이의장은 『김대통령의 방일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샴페인으로 건배를 제의했고 김대통령은 『아시아에서 가장 유서깊은 일본 국회에서 연설 한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짤막한 인사말을 시작.

▷총리주최 만찬◁

 호소카와총리가 이날 저녁 관저에서 김대통령내외를 위해 가진 만찬은 양측인사 70명이 참석한 가운데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진행.

 호소카와총리는 만찬사에서 『진정한 신뢰관계는 과거를 솔직하게 직시하는 일에서 부터 출발한다』고 강조한뒤 김대통령내외를 위한 건배를 제의.

 김대통령은 답사를 통해 『이 지역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는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이 협력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하고 『한일이 협력하면 핵없는 한반도가 이룩될것』이라고 강조.

 양국정상은 연설을 마친뒤 실내악단이 연주하는 조용필의 노래 「친구여」를 들으면서 환담을 계속.

▷와세댜대 학위수여◁

 김대통령은 이날 하오 와세다(조도전)대학에서 명예법학박사학위를 수여받고 「새로운 아시아, 새로운 세계의 설계」라는 연설을 통해 한일 두나라의 유대강화 필요성을 역설.

 김대통령은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고야마총장의 안내로 귀빈실로 들어가 지난 85년 야당시절 방문했을때 기념으로 써주었던 「대도무문」 휘호앞에서 방명록에 서명하고 학위복과 학위모를 착용.

 김대통령이 강당으로 입장할때 강당 1, 2층에 있던 약 1천2백여명의 재학생과 졸업생 학부모 학교직원들은 기립해 박수로 환영했으며 김대통령은 손을 흔들어 이에 답례.

 김대통령은 교향악단이 은은한 음악을 연주하는 가운데 고야마총장으로부터 명예법학박사 학위증서 및 후드를 수여받았다.

 이날 학위수여식이 끝난뒤 김대통령은 다시 귀빈실로 이동, 유학생 대표인 이혜성군으로부터 꽃다발을 증정받은뒤 고야마총장과 기념촬영.

▷각계인사 접견◁

 김대통령은 이날낮 경단련등 일본경제단체 초청 오찬에서 『멀지않아 한국은 「기업하기가 매우 편리한 나라」로 변모할것』이라며 『이처럼 호전되고있는 한국의 투자환경을 적극 활용해 달라』고 주문, 「세일즈외교」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

 히라이와(평암) 경단련회장은 환영사에서 김대통령의 『전향적 자세가 일본경제인에게 큰 격려가 되고 있으며 양국의 무역·투자·기술교류를 새로운 시점에서 다시 노력해보자는 기운을 돌게하고 있다』고 화답.

 김대통령은 이어 하오에는 숙소인 영빈관으로  일본측 각계인사 1백40여명을 초청, 다과를 함께하며 한국정부의 개혁정책을 설명하고 성숙한 양국관계정립을 강조.

 다과회에는 일본측에서 다케시타 노보루(죽하등)전총리등 전직총리 7명, 여야간부, 한일친선단체 간부, 전직 주한대사, 나카에 아사히신문 사장등 언론계인사, 요시카와 도쿄대총장등 학계인사, 한국국적의 유명극작가 김봉웅씨, 야구해설가 장훈씨등이 참석.

 김대통령은 연설에서『사랑은 사랑을 낳고 믿음은 믿음을 낳는다』는 일본속담을 인용한 뒤『상호이해와 신뢰증진을 위해 우리가 기울이고 있는 노력은 장차 튼튼한 한일관계로 열매를 맺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언급.

▷특파원 조찬 간담회◁

 김대통령은 아침 7시30분부터 숙소인 영빈관에서 주일한국특파원들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북한핵문제, 일왕사죄발언등에 관해 자신의 소견을 자상하게 피력.

 김대통령은 『과거의 사죄발언은 사전을 찾아봐야 뜻을 알수 있을 정도로 애매했는데 이번에는 아주 알기쉬운 말로 솔직하게 표현했다』며 사죄발언에 만족하고 있음을 시사한뒤 『이제부터 일본에 대해 뭣을 해달라는 식의 요구발언은 지양해야할것』이라고 강조.

 김대통령은 『식민지 지배를 당한 것도 수치고 식민지 지배를 한것도 수치』라며 양국이 과거를 뛰어넘어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역설.

 김대통령은 또 『일본의 각료들이 모두 일왕을 만나 악수를 하지 않고 절을 하는것을 보고 일본 국민들의 일왕에 대한 존경심을 새삼스럽게 느꼈다』고 언급.

▷손 여사 동정◁

 김대통령이 국회연설을 끝내고 국회지도자들을 접견하는 동안 부인 손명순여사는 도쿄시내 신주쿠 와카마쓰조(신숙약송정)에 있는 한국학교(교장 김정규)를 방문,학생들과 관계자들을 격려.

 손여사가 학교를 둘러보는 동안 교정에서는 5학년학생 70여명으로 구성된 농악대가 흥겨운 농악놀이를 펼쳤으며 손여사는 학교를 떠나기전 대형시계를 선물한뒤 학생 및 학교관계자 그리고 농악대등과 함께 두차례에 걸쳐 기념촬영.

 이어 손여사는 이날 낮 주일한국대사관저에서 재일한국부인회 간부 23명과 오찬을 함께 하며 격려.【도쿄=최규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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